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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급식 방침만 세웠을 뿐 구체적인 시행계획 및 세부 가이드라인은 사실상 학교에 일임한 탓이다.
10일 일선 학교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 1월 28일 올해 학사운영 지원방안을 발표하면서 학생 영양관리를 위해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도 희망하면 학교에서 급식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전교육청도 지난 2월 공문을 통해 일선 학교에 '등교 학생 외에 원격수업 학생에게도 학교에서 탄력적 급식을 제공할 것'을 권고했다. 가정에서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이 급식을 희망하면, 학교 급식 여건과 방역 등을 고려해 학교에서 급식을 제공하라고 했다. 하지만, 희망급식 추진 시기가 3월부터라는 것은 준비 기간을 포함한 추진 시기를 의미한다면서 개학 이후 당장 시행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물론 학교 급식·방역여건이 여의치 않을 경우 탄력적 희망급식을 운영하지 않는 것도 가능하다.
이처럼 원격수업을 듣는 학생도 학교급식을 먹을 수 있게 한다 '탄력적 급식'에 대한 방침은 세워졌지만, 최우선으로 이뤄져야 하는 급식실 방역 등 세부 가이드라인은 발표되지 않은 탓에 일선 학교들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탄력적 급식 시행 여부도 학교마다 상황이 다르다.
실제 서대전초의 경우 소규모 학교로 400여 명 전교생 등교가 이뤄지고 있고, 한밭초의 경우 학생 밀집도가 높아 현 등교 인원으로 거리두기가 어려워 사실상 탄력적 희망급식을 진행하지 못한 상황으로 학부모회 등과 협의가 이뤄진 상태다.
이렇다 보니 아직 탄력적 희망 급식을 준비할 여유가 있지만, 일선 학교들이 실제로 희망급식을 진행할 지 여부는 사실상 불투명하다는 게 교육계의 설명이다.
밀집도를 완화하기 위해서 온라인 수업이 이뤄지는 것인데, 급식이 이뤄질 경우 오히려 학교 방역의 틀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급식시간 특성상 급식 인원이 많아지면 방역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대전 한 초등학교 교장은 "탄력적 급식 신청이 필요하긴 하지만, 학생 밀집도가 높은 학교의 경우 사실상 탄력적 급식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으로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며 "원격수업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급식실 감염인데 급식 때문에 등교하는 것은 밀집도를 높이는 것이고 그만큼 안전 위험도를 높일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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