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의 한 이비인후과 의원이 이전한 곳에 셔터가 내려간 공실로 남아 있다. |
내원환자가 전년 대비 최고 43% 감소한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해 이비인후과 등 일부 진료과목의 의원 폐업이 보고되면서 누적된 경영난의 결과라는 분석이다.
대전 유성구에 운영 중이던 한 소아청소년과 의원이 경영난을 이유로 지난달 폐업을 신고했다.
해당 의원은 신도심에 위치해 주변 500m 이내에 4개 아파트단지 3500세대가 거주하는 환경에서 지난 2년간 아이들을 진료해왔다.
유성 신도심에 소아청소년과 의원 폐원 소식은 지역 의료계에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내원환자가 크게 감소한 상황에서 지난해까지 가까스로 버틴 개원의들이 올해를 걱정하는 시기에 전해진 소식이기 때문이다.
서구 용문동에서는 다른 지역으로 이전한 병원 빈 사무실에 새로운 의료기관이 입주하지 않아 공실로 남아 있는 현상도 어렵지 않다.
용문네거리 한 빌딩은 이비인후과를 운영하던 의원이 유성으로 이전한 지 2년 넘도록 신규 의료기관이 입주하지 않아 공실로 남겨두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병·의원 방문을 줄이는 환경 변화에서 새롭게 개원하거나 이전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지역 의료에 현실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의원 폐원이 비단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계 전반에 불안감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에만 대전에서 의원급 의료기관 10곳이 폐업했고 이 중에는 한의원과 소아청소년과, 내과 등이 포함됐다.
시민들의 의료 이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비 주요 통계에서도 지난해 상반기 기준 전년도 동기 대비 내원일수는 12.5% 감소했다.
소아청소년과 내원일수가 전년대비 43.2%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고, 이비인후과에서 29.9%, 한의원 12.6% 줄어드는 등 환자 급감은 현실이 됐다.
어린이병원을 운영 중인 한 관계자는 "마스크와 손 씻기처럼 생활방역이 지켜지면서 자연스럽게 감소한 것도 원인이지만, 보호자들이 병원 방문을 극도로 꺼리기 기피현상도 보인다"라며 "지난 1년간 누적된 경영난이 올해부터 폐원과 휴원 등으로 표출될 것으로 예상돼 걱정이 크다"라고 전했다.`
임병안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