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들풀로 솟아나라'를 주제로 3·8 민주의거 기념식이 열린 대전시청 남문광장에서는 1960년 3월 8일 당시 참가자들이 목놓아 부르는 애국가가 울려 퍼졌다. 그날의 함성과 학우들을 회상하며 몇몇 참가자들은 눈시울을 붉혔고, 후배 학생들까지 당시 염원을 담아 애국가를 같이 제창했다.
올해로 61주년을 맞이한 3·8민주의거 기념식은 2018년에 국가기념일로 지정한 후 이날 두 번째 국가 행사로 진행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 19로 행사가 취소된 바 있다.
주요 인사들의 3·8민주의거 기념탑 참배로 시작한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편지 낭독, 기념사, 헌시낭독, 3·8찬가 제창 등의 순으로 진행했다. 애국가는 3·8민주의거에 참가한 대전고와 대전여고, 보문고, 우송고, 호수돈여고 등에서 학생대표가 1명씩 나와 선창했다.
기념식에 참가한 김재연(17) 양은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들을 보며 선배님들이 얼마나 절실하고 용감한 행동을 했는지 실감하게 됐다"며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정신이 소중하다는 점을 잊지 않고 내 후배들에게도 물려주는 자랑스러운 선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당시 참가학교이자 대전고 학도호국단 대대장이었던 박제구(80) 씨가 직접 쓴 편지를 낭독하며 당시 심정을 참가자들과 함께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박제구 선생은 "너희들(당시 민주의거 참가자)이 어디에 있던지, 몸의 건강이 어떠하던지, 61년 전, 3·8민주의거를 함께했던 우리의 정의감은 변함이 없으리라 생각한단다"며 "늘 푸른 자유를 꿈꾸며 대전 한밭에서 모두가 행진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들아! 61년이 지난 지금도 나는 그날을 잊지 못한단다. 우리는 모두가 정의로웠고, 용감했고 간절히 바랐던 것이다"라며 회상했다.
대전시는 국가기념일 지정 4년 차에 접어든 3·8민주의거 기념일과 관련해 명예도로명 제정, 3·8학생 백일장 등 매년 홍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여기에 마라톤이나 시민 걷기 운동 등 지역주민들도 쉽게 참석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시민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며 "최근 3·8민주의거와 관련해 5개년 추진 계획을 발표한 만큼 홍보사업과 행사와 관련해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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