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모델링에 한창인 대흥영화사 소제스튜디오 '일년만' 외관. |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5일 오전 '일년만' 이라는 이름으로 개관 준비에 한창인 대흥영화사 소제스튜디오 공사현장을 방문했다. 대전시 동구 삼성동 100-32번지에 자리한 '일년만'은 소제동 옛 관사촌 내 작고 허름한 주택이었다. 이날 중고거래 커뮤니티에서 무료 나눔으로 받아왔다는 피아노를 조율 중이었는데, 정돈되지 않은 건반 소리가 집 전체를 가득 채웠다.
대흥영화사 소제스튜디오 '일년만' 안채의 벽난로. |
'일년만'은 대전의 마지막 철도 마을인 소제동 관사촌이 사라지는 데에 안타까움을 느껴 지역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는 대흥영화사 배기원 감독의 아이디어로 시작됐다.
배기원 감독은 철거되기 전 관사촌 만의 정서와 느낌을 '일년만'을 중심으로 사라지는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장편영화 제작에 나선다. 대전정보문화산업진흥원 지원과 펀딩 등으로 제작비용을 충당할 계획이다. 배 감독은 "'어머니'를 주제로 인간의 삶에 관해 이야기하고 싶다"라며 "자식과의 관계 속에서의 어머니, 한 인간으로서의 엄마를 통해 옛 동네가 사라지듯이 언젠가 사라지는 어머니의 존재를 연결지어 영화를 구성할 생각이다"라며 시나리오 맥락을 밝혔다.
'일년만' 안채 벽면에서 오랜 세월이 엿보였다. |
배 감독은 "대흥영화사 '크루'를 결성해 배우를 희망하는 시민들에게 연기지도를 통해 영화 제작에 참여하도록 했다"라며 "평생의 꿈을 이뤘다는 얘기를 들으며, 일련의 작업에 가치를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대전영화스타클럽을 조직해 영화제작, 연기, 스텝 등 10여 명이 활동 중이며, 점차 규모를 늘릴 예정"이라며 "대전의 여러 곳이 영화촬영지로 활용되고 있지만, 정작 대전을 위한 영화는 없다. 대전이 촬영장소만 제공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부각하고 싶다"라며 지역 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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