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충남대 의대 교수 |
그래서 음주의 유형을 적정 음주와 위험 음주로 나누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남자는 하루에 알코올 40g(약 소주 3잔) 미만, 여자는 하루 20g(약 소주 1.5잔) 미만 마시는 것을 적정 음주 또는 저위험 음주라고 하였다.
우리나라에서 1 표준잔을 소주 한 잔으로 본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술을 양을 계산하면 355ml 짜리 맥주 1캔은 1.4잔, 소주 1병은 6.7잔, 막걸리 1병은 5잔, 와인은 잔의 크기에 따라 1~2잔에 해당한다.
과음은 하루 적정음주량을 넘어서는 음주를 말하다. 폭음은 한 번에 취할 정도로 술을 몰아서 마시는 것으로 소위 필름이 끊어지는 상태에 다다를 수 있다. 사람마다 체내 알코올 분해 효소의 활성도 등이 달라 과음과 폭음의 주량은 달라질 수 있어 표준 적정 음주량은 사람마다 다르다.
담배는 무조건 끊어야 하지만 술과 관련하여서는 금주(禁酒)보다 절주(節酒)를 추천하기도 한다. 특히 와인 한두 잔은 와인에 있는 레스베라트롤(resveratrol)이라는 항산화물질에 있어 적절한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문제는 절주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였겠지만 술이 어느 정도 취하면 술이 술을 부르게 되어 과음과 폭음을 하게 된다.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면 '알코올 중독(알코올 의존증)'에 빠질 수 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지면 혼자서는 거의 극복할 수 없고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각 지역에 정신보건센터나 알코올상담센터 등이 설립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는 담배와 마찬가지로 절주보다는 금주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술을 줄이거나 끊는 것은 금연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 우리는 술 권하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술을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동기를 만들고 이를 주변에 알릴 필요가 있으며, 음주를 권하는 환경에 대비한 방안을 마련하는 등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다니엘 슈라이버는 '어느 애주가의 고백'에서 "음주가에게 술과 관련된 모든 것은 피해자이자 인정받지 못한 자의 이야기이며, 자신의 우월함을 충분히 보상받지 못한 자의 분노와 무력감의 이야기이다. 알고 보면 자기 연민에 지나지 않는 트라우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하였다.
금연과 마찬가지로 절주나 금주는 의지력으로만 되는 것이 아니고, 내가 정말 어떤 사람이 되고 어떤 삶을 살고 싶어 하는가 하는 정체성이 절주나 금주의 성공 요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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