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 |
물론, 기존 전자제품들은 전력변환 효율이 낮은 실리콘 전력반도체를 사용 중이다. 이처럼 전력변환 효율이 낮을 경우 제품에 열이 발생해 오동작을 일으키거나 냉각기의 추가 설치가 필요하다. 이로써 제품의 수명 단축 등 큰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는 발열로 인한 폭발 가능성에 대한 심리적 불안 요인도 존재한다. 따라서 시스템의 수명 향상과 전기 낭비를 줄이기 위해선 전기로 변환 과정에서 전력의 낭비가 적은 기술, 즉 전력변환 효율이 높은 전력반도체 기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인 질화갈륨(GaN)이나 탄화규소(SiC)를 사용해 전력변환을 할 경우 기존 실리콘 전력반도체보다 효율을 최대 10% 정도 개선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으로 인해 전력 변환기기에 사용되는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 통계조사기관 Enterdata가 제공하는 '세계 에너지통계 2020'에 따르면 한국은 2019년 전력 소비량 세계 6위였다. 이 점을 생각하면 국내 연간 전력 소모도 줄이고 이산화탄소 저감을 위한 글로벌 규제를 모범적으로 이행하기 위해 발 빠르게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 기술의 국산화와 다양한 전력산업에 채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밝힌 가장 먼저 내연기관 신차판매를 중단하는 나라는 네덜란드·노르웨이로 그 시기는 2025년이다. 이어 독일·이스라엘·인도가 2030년, 미국·영국이 2035년경 내연기관 신차판매를 중단할 계획이다. 중국 정부도 내부적으로 2035년까지 신차판매 중 신에너지 차량 비중을 50%로 높인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어 폴크스바겐·BMW 등 외국 자동차 회사들도 중국 내 전기차 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울러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 등 주요 기관들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판매 대수 기준으로 오는 2030년까지 연평균 약 2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써 2030년대 후반이 되면 전기자동차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내연기관차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도요타의 자동차는 전기자동차의 인버터나 컨버터에 벌써 탄화규소·질화갈륨와 같은 차세대 고효율 전력반도체를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10% 이상의 연비증대와 유지비 절감이라는 슬로건으로 전기자동차의 경쟁력을 향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전기차의 글로벌 시장경쟁력 증대를 위해선 고효율 급속충전, 고효율 전력변환 모듈과 인버터·컨버터 등에 탄화규소, 질화갈륨과 같은 차세대 전력반도체 기술 채택이 꼭 필요하다. 이러한 신기술 채택을 위해선 정부 지원과 산·학·연 연구자들이 힘을 모아 발 빠른 기술 국산화 또한 필요하다. 이로써 우리나라 기업이 2030년 이후에 펼쳐질 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소비자·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우주·항공 등 다양한 전력산업과 관련된 거대한 저탄소 신시장의 기술 주도가 가능할 것이다. 문재경 한국전자통신연구원 RF/전력부품연구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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