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 도서 |
세종시교육청이 새학기 학교민주시민 교육 활성화 목적으로 초·중·고에 배부한 도서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3일 시교육청과 지역 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교육청은 지난달 초·중·고 99곳에 느린걸음 출판사의 기증도서 '촛불혁명'을 1권씩 배부하고, 공문을 통해 민주시민교육에 활용할 수 있음을 안내했다.
해당 도서는 45개 테마로 이뤄진 2016~2017년 촛불집회 기록집이다. 김예슬 나눔문화 사무처장이 저자이며, 박노해 시인이 감수를 맡았다.
민주시민교육 활용을 위한 것이라는 시교육청의 안내에도 불구하고, 일부 단체와 정치권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세종지역 10개 단체가 참여한 세종교육내일포럼과 국민희망교육연대는 성명을 태고 "특정 정파와 이념적 시각이 담겨 논란이 되는 도서를 어린 학생들에게 배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세종시교육청은 도서 배포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세종시당도 논평을 통해 "책 내용에는 '광장을 지켜준 박원순 서울시장, 우리 앞으로도 서울시장만큼은 꼭 제대로 뽑자'라는 등 정치적 편향성을 드러내 보이고 있다"라며 "여당과 진보 성향의 교육감들은 학생들에게 편향된 주입식 사상교육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학생들과 학교에 정치적 신념과 입장을 강요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에 시교육청 민주시민교육과 관계자는 "학교에 배부하기 전 기증 목적, 해당 도서의 성격과 내용을 검토했다"라며 "역사적 사실을 현장사진과 자료를 중심으로 서술한 도서로서 헌법의 기본가치와 이념, 국민주권의 원리와 민주주의 제도 실현을 위한 국민 참여의 중요성을 제시한 자료로 판단해 기증을 수락하고 학교에 안내했다"고 밝혔다.
특정 정당이나 정권을 정치적으로 홍보하는 도서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는 3일 국민희망교육연대의 주장이 오히려 심각한 정치 편향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에서 민주시민교육은 독일의 보이텔스바흐 협약을 기본으로 서로 다른 주장을 존중하고 토론을 통해 서로의 의견을 조율해 나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라며 "학생들은 민주시민으로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역사적 사실을 기술한 도서를 볼 기회를 가져야 하며 학교에 비치하는 것은 당연하다"라고 밝혔다.
온 국민이 함께 이뤄낸 '촛불혁명'의 정신을 훼손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으며 오히려 학교현장에서 민주시민 교육에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종시교육청은 "교사 개인에게 보급하거나 수업에 활용을 강제하지 않았으므로 활용 여부는 각 학교와 교사에게 자율권이 있다"라며 "차후 다른 도서의 학교 기증 의뢰 시에도 같은 절차로 신중히 검토해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자료를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세종=고미선 기자 misuny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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