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
지구의 나이는 138억 년이고 지구에 생명이 출현한 것은 36억 년 전이며 인류가 지구상에 나타난 것은 약 25만 년 전이라고 한다. 아마 인류의 탄생은 지구 생태계의 축복이었을 것이며 이후 긴 시간 동안 인류는 스스로를 자연의 일부라 여기며 자연과 공생해왔다.
그러나 100여 년 전 일어난 산업혁명을 계기로 인류 문명은 급속도로 발전했으며 인구 또한 포화상태라 할 정도로 증가했다. 물질적 풍요를 누리려는 인간의 끊임없는 욕심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오염시켰으며 이로 인해 세계 각지에서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지구의 다양한 생물들이 멸종되거나 멸종위기에 처했다.
학자들에 따르면 지구상 1,300만 종의 생물종 가운데 우리나라에 10만 종의 생물이 살고 있고 이 가운데 해마다 500종씩, 매일 1.4종이 사라지고 있다. 2050년에는 지구상 서식 생물종의 25%가 멸종할 것이라는 예측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생물을 보전 관리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지난 1992년에 태동 된 '생물다양성협약'에 많은 나라가 참여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야생생물 중에서 자연적이거나 인위적인 위협요인으로 인해 개체가 현저하게 감소하거나 극히 소수의 개체만 남아 있는 생물에 대해 '멸종위기 야생생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환경부는 1989년 우리나라 '특정 야생동·식물' 92종을 지정 관리하기 시작해 2017년에는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 60종, Ⅱ급 207종 등 총 267종을 지정하고 보전과 복원에 노력하고 있다.
지구상의 생태계는 생물체와 비생물체로 구성되어 있으며, 여러 생물체들 상호 간이나 생물체와 비생물체 사이에는 에너지의 흐름을 통해 상호 밀접한 관련성이 있고, 이러한 상호작용으로 인해 생존을 계속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 생존하는 생물들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생태계 균형이 깨지고 있으며, 상호작용을 하는 생명체들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전시에서는 자연 환경조사를 통해 2014년에 지역의 생태·지리·문화·사회적 특성을 반영하는 상징적 야생동물인 하늘다람쥐(멸종위기 Ⅱ급), 이끼도롱뇽(아시아 최초발견), 감돌고기(멸종위기 Ⅰ급)를 깃대종(flagship species)으로 선정해 관리하고 있다.
깃대종 유지 관리를 위해 2019년 10월과 2020년 6월 침산동 수련교 앞에서 금강유역환경청과 함께 감돌고기 1500마리와 500마리를 방류했으며 2019년 11월에는 우리나라에만 서식하는 국제적 희귀식물인 미선나무 2000그루를 반딧불이 서식처가 조성된 서구 구봉산 일원 '노루벌'에 심었다.
아울러, 지난 2018년과 2020년에 훼손된 생태계 복원을 위한 환경부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전액 국비를 활용하여 서구 노루벌 반딧불이 서식처 조성사업, 동구 가오근린공원 도심형 플랫폼 조성사업, 서구 구봉산 가장자리 숲 치유사업 등 다양한 생태복원사업을 추진한 바 있다.
올해에도 중구 침산동 수련교에서 3번째 감돌고기 1500마리 추가 방류와 동구 세천공원에 금붓꽃과 솔붓꽃 식재지를 조성하며 서구 노루벌 미선나무 식재지 인근지역에 '반디가 사는 미선나무 숲' 조성사업을 추진해 지역생물의 다양성 확보를 위해 노력한다.
다양한 생물들과 오염되지 않은 비생물들이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는 건강한 자연환경, 생명의 연결고리가 튼튼한 자연환경에서 코로나19로 지친 시민 모두가 행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멸종위기종 관리를 통해 다양한 생물들이 함께 하는 자연환경이 이뤄져 많은 사람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임묵 대전시 환경녹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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