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수베로 한화이글스 감독이 중도일보와 인터뷰를 통해 올 시즌 각오를 밝히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이 코치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선수 개개인의 기본기가 탄탄하고 팀 구성에 있어 전체적으로 마음에 든다. 팀 내에 재능 있고 성장 가능성 높은 선수들이 많아 과연 지난해 리그에서 10위에 머문 팀이 맞나 의아하게 생각될 정도다.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정과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했으니, 앞으로 올바른 코칭과 지도가 들어간다면 팀 분위기와 성적에서도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스프링캠프에서저를 처음만났을 때 선수들이 긴장하던 모습에서 지금은 장난도 나누고 생각도 적극적으로 교환하면서 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확인하고 있다.
-선수들 세대교체를 통해 올해 젊은 선수들과 새 외국인 선수로 팀을 재구성했다. 올 시즌 중심타선과 선발투수 등 선수기용 계획은?
▲경남 거제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대전 홈구장에서 2차 전지훈련을 하면서 자체 청백전과 상대 팀 초청경기를 치를 텐데 이때 선수들의 기량과 특성을 파악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연습경기에서 공정한 경쟁을 위해 선수들에게 출전기회부터 타석수까지 동등하게 기회를 줄 것이다. 포수에 최재훈 선수, 타자 라이온 힐리 선수, 정우람 등 키를 쥔 선수들이 출전의 기회가 있을 것이다. 현 시점에서 비밀은 아니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설명할 수 있으나, 외야수 등은 아직 경쟁 중으로 앞으로 연습경기를 통해 라인업 구상을 세밀하게 만들어가겠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이글스 감독은 열정적 팬문화에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열정을 다하는 경기로 보답하겠다고 밝혔다. |
▲특별히 하주석 선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다. 가지고 있는 재능이나 기술을 봤을 때 한화만이 아니라 KBO 리그를 대표하는 수준의 선수가 될 것으로 본다. 하 선수에게 잠재력 있는 부분이 있어 감독으로서 기회를 주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 선수의 기량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감독과 코치가 기회를 그냥 주는 게 아니고 아니고 선수도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하 선수에게 팀 내에서 자신이 담당해야 할 위치와 역할에 대해 이야기하고 강조하고 있다.
-팀을 지도할 때 실패할 자유(Freedom of Fail)를 강조하고 있는데, 실패할 자유란 무엇인가?
▲선수마다 타고난 그리고 신께서 주신 재능이 있어 성장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데 최고치까지 발휘할 수 있느냐에 집중하고 있다. 선수들이 맥 없는 플레이를 보이거나 어이 없는 실수를 실패할 자유라는 말로 용납하는 게 아니다. 실수 속에서 선수가 얼마나 게임에 집중했는지, 더 발전하려는 노력이 있었는지 보는 것이다. 최선을 다한 플레이 속에 실수에 대해 감독과 코치가 응원하고 돕겠다는 것이다. 발전하고 싶은 모습을 보일 때 기회를 제공하고 연습을 통해 더 나아지는 것이다. 감독과 선수의 상호작용으로 발전하는 것이지 안일하게 대하는 것은 실패의 자유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팀 순위는 10위였다. 올 시즌 도약하고자 하는 목표는 어디인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되면 그때는 그 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선수 개개인이 성장하는 팀을 이뤄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팀 리빌딩은 크게 3단계에 걸쳐 이뤄질 것이다. 지금은 1단계를 밟아가고 있는데 이때는 팀에 장래를 봤을 때 중요한 어린 선수들에게 충분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기가 될 것이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어린 선수들을 빼거나 배제하지 않고 긴박한 상황에 어린 선수가 계속 노출돼 경험을 쌓도록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이때 실수도 있고 의사소통 과정에서 에러도 있을 텐데 2단계에 들어서는 어린 선수와 경험 선수의 비율을 50:50에 맞춰 실수도 최소화하는 원팀을 이룰 것이다. 최종 3단계에서는 베테랑과 신진 선수가 어우러져 상대와 경쟁에서 승리할 충분한 기량을 보일 것이다.
-자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었다고 밝힌 아버지에 대해 소개 부탁드린다. 또 아내와 두 자녀가 함께 한국에 입국해 대전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생활은 어떤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지 23년 되었으나 그리운 마음에 지금도 아버지를 기억하고 말하는 게 쉽지 않다. 말씀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셨고, 어른이 되어 아버지처럼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제 삶에 가장 큰 영감을 주었던 분이다. 지난 1월 입국할 때 아내와 두 자녀를 동반해 대전에서 함께 생활하고 있다. 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가족과 함께 했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함께 지낼 것이다. 입국하자마자 2주간 대전의 사택에서 자가격리를 했고, 스프링캠프에 곧바로 돌입하면서 지역 여러 곳을 경험하지는 못했다. 틈 날 때마다 걸으며 대전을 알아가고 있는데 도시가 평화롭고 살기 좋은 지역이라는 인상이 남는다.
수베로 한화이글스 감독이 팬 응원에 감사하며 신념을 다한 플레이를 선보이겠다는 손글씨를 남겼다. |
▲한화이글스에 열정적인 팬 문화가 있다는 소식은 익히 알고 있었고, 팬의 응원을 어서 보고 싶다.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을텐데, 올해는 팬들에게 최대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싶다. 제가 팬들에게 약속드릴 수 있는 것은, 시간을 내어 경기장을 찾아주는 팬들에게 선수들이 가진 기량과 열정을 100% 발휘해 즐기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는 점이다. 그렇게 한 경기씩 열매를 맺어서 최선을 다해 결국에는 우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란다.
대담=오희룡 디지털룸 1팀장·정리=임병안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victorylba@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1972년 베네수엘라 출생 ▲1991~1997년 마이너리그 6시즌 285경기 출장 ▲2016~2019년 메이저리그 밀워키 브루어스 코치 ▲2019년 프리미어 12대회 베네수엘라 국가대표팀 감독 ▲2021~ 한화이글스 감독(임기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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