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황해권 중심도시 도약과 충남의 균형발전을 선도할 목적으로 홍성·예산군 경계에 지난 2006년 충남도청 신도시 개발계획이 추진됨에 따라 도청사가 지난 2012년 내포신도시로 이전했고, 소재지 주변 도시개발도 진행됐다.
인구 10만 자족도시 건설을 목표로 2조 2000억여 원을 투입해 지난해까지 사업을 마쳤으나 현재 인구는 계획 대비 3만 명에 불과하다. 세금을 투입해 이전한 행정기관 외에는 이렇다 할 기관이나 시설을 찾아보기도 어렵다. 종합병원과 대학, 대형유통시설도 입지하지 못해 정주여건 개선은 더디기만 하다.
정주여건 미흡과 공공기관 유치 부진으로 미완성의 신도시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같은 현실을 타개하고 새로운 발전동력을 마련하고자 지난해 충남혁신도시 지정을 이끌어 내 그나마 발전 기회를 얻었다는 점에서 위안을 주고 있다.
그러나 내포신도시가 혁신도시 지정만으로 확 발전할 것이라는 낙관론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정부단위 지방이전 공공기관 대상을 놓고 타 시도 혁신도시 간에 유치전이 치열하고 충남 시군끼리도 사활을 걸고 유치경쟁을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내포신도시의 발전을 꾀하려면 지금보다 명확한 방향 모색이 필요하다.
우선 도청소재지인 만큼 정부기관의 기존 도단위 기관들은 내포신도시로 한데 모아야 한다. 농협이나 국토정보공사 등은 충남본부를 내포신도시로 옮겼지만 아직도 이전이 더딘 기관이 수두룩하다. 농어촌공사 충남본부는 충남농어민이 기관 존재 이유임에도 내포신도시에 이전 터만 확보해 놓은 채 아직도 대전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충남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충남도 산하기관들도 도청소재지에 존치함이 원칙이다. 도청과의 업무협력과 도민 행정서비스 제공의 균형추 역할 수행으로 충남 균형발전을 수행하기 위해서다.
대전광역시에 도청이 소재했을 때는 도민들에게 가까이 가야한다는 당위성으로 인해 수부도시 천안이나 대전에서 출퇴근이 쉬운 인접 시군에 세워졌던 산하기관들이 다수 있다. 그때는 그 이유가 용인됐지만 앞으로는 이들 기관들도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곤 도청이 옮겨온 내포신도시로 집적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일부에선 산하기관 입주시 수혜자가 많은 곳에 위치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납득하기 어렵다. 그런 논리라면 충남도청도 인구가 가장 많은 천안으로 옮겼어야 했다. 수혜자가 많은 지역에는 분소를 두면 된다. 내포신도시에 건립됐거나 만들어질 충남도서관이나 문화예술의 전당도 그런 주장대로라면 다른 곳에 세워져야 한다.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충남사무소가 천안에 만들어졌을 때도 도청소재지인 내포신도시에 유치하고 수혜 중소기업이 많은 천안아산에는 분소를 두는 것이 충남 전체 발전에 바람직 했다고 생각한다. 천안에서 지리적 접근성이 가장 먼 도내 남부권의 논산, 서천 등의 중소기업은 안중에도 없는 처사다.
공공기관 이전이나 유치엔 원칙을 가져야 한다. 도청 소재지의 상징성과 업무 연계성,균형발전,파급효과 등을 고려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현재까지 내포신도시 조성사업은 아쉬움이 많다. 당장 충남도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선 과감한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됐다.
김덕기 내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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