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 민원실 9번 창구 이홍매·박정매 주무관 "우리는 시청의 큰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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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시청 민원실 9번 창구 이홍매·박정매 주무관 "우리는 시청의 큰언니"

외국인 민원 담당부서와 연결하고 심화 상담까지
상담에선 선을 넘지 않는 중립적 태도가 가장 어려워
다문화 여성들 법률과 취업 연계기 가장 높은 벽

  • 승인 2021-02-24 08:46
  • 수정 2021-07-23 23:20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대전시청 민원실 9번 창구 '매(梅) 자매'의 활약은 눈부시다. 다문화가족 전담 민원 상담 요원인 두 사람은 영어와 중국어로 다문화 여성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은 품어주는 큰언니다. 때론 절절한 사연에 마음도 아프고, 주 업무가 아님에도 발 벗고 나서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럼에도 적정한 선을 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은 두 사람은 민원 해결을 위해 오롯이 집중한다. 대전시 청년가족국 가족돌봄과 이홍매·박정매 주무관을 만났다. <편집자 주>

다문화가족상담

이홍매·박정매 주무관은 자신들의 업무를 '연결'이라고 했다. 기본 상담만으로 민원을 해결하지 못할 때 업무 처리가 가능한 곳으로, 민원인과 담당 부서를 연결해주는 '허브'라는 설명이 뒤따른다. 다문화가정뿐만 아니라 이주노동자와 유학생까지 포괄하는 상담업무는 상상 이상의 정보와 대응력을 요구하고 있었다.

박정매 주무관(영어)은 "지난주에 이탈리아 두 분이 오셨다. 재입국 허가서를 받아야 하는데, 행정이 인터넷 업무로 대다수 전환하면서 본인 인증 업무에서 한계가 왔다.

 

유학생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여권을 대사관에서 갱신해야 하는데,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는 과정을 어려워한다. 우리는 이런 과정에서 민원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대다수의 다문화 여성은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출입국 사무소와 지역에 있는 다문화센터를 찾는다. 

 

이들이 시청에서, 그것도 매 자매를 콕 짚어 찾는 이유는 센터가 풀기 힘든 심화 상담 업무가 있을 때다. 또는 개인정보를 철저하게 유지하며 상담을 받고 싶을 때 이곳을 찾는 이유다.



이홍매 주무관(중국어)은 "다문화 여성들의 상담 중에는 가족 내 갈등이 많다.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에서는 언어가 잘 통하지 않기 때문에 서로의 마음을 전해주는 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1차 적인 업무다. 

 

선을 넘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최대한 중립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가장 어려워하는 분야는 역시나 법률이다. 산재나 소송, 보험 등은 일반인도 쉽지 않은 분야다 보니 상담사들도 난감할 때다 많다.

이홍매 주무관은 "남편과의 소송 문제면 남편과 상의할 수 없다. 비밀유지나 시간적으로 심도 있게 상담을 해드리기 때문에 이곳을 많이 찾는 이유기도 하다. 

 

또 시에는 '홈닥터' 변호사 1명이 상주해 있어서 우리가 해결할 수 없는 법률 상담 또는 조언을 얻을 수 있다. 홈닥터 제도를 통해 많은 분이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박정매 주무관은 "가끔 남편과 일반 민원 업무를 보러 왔다가 시청 민원 창구에 다문화 관련 창구가 있는 것을 보고, 재방문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홈닥터 상담 등을 원할 때는 꼭 전화 예약을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10여 년 동안 이 업무를 담당해 온 두 주무관이 가장 필요하다고 보는 다문화 관련 정책은 법률과 취업이다.

이홍매 주무관은 "취업상담이 많이 늘고 있다. 한국에 와서 바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여성들이 많은데 언어가 안돼서 어렵다. 고학력자가 종종 있고, 반대로 영어가 아예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대전시도 취업을 원하는 이주여성들을 위한 고민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정매 주무관은 "국적 취득을 할 때 순수 거주 기간이 2년이 돼야 하고, 어느 정도 재산도 있어야 한다. 또 한국어를 하지 못하면 시험도 통과하지 못한다. 그리고 제대로 된 일자리가 있어야 가능하다. 

 

국적 취득 기간 내에 이혼이나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다른 조건을 채우더라도 취득이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시나 센터의 역할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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