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다문화] 후인티녹한 씨, 배빌린씨 "가족들 못 보는게 가장 힘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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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다문화] 후인티녹한 씨, 배빌린씨 "가족들 못 보는게 가장 힘드네요"

대전에서 생활하는 다문화 가족 2인 인터뷰
코로나로 항공길 막혀 가족 못 본지 1년 넘어
한국 생활 적응기에 어려운 점은 '한국어 공부'

  • 승인 2021-02-24 08:46
  • 신가람 기자신가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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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베트남에서 온 김한나 씨(베트남 명 : 후인티녹한), (오른쪽) 필리핀에서 온 배빌린 씨 
 신가람 기자 shin9692@
"가족들을 볼 수 없는 게 가장 힘드네요."

다문화 가족은 귀화의 방법으로 국적을 취득한 자나 외국인이 한국인 배우자와의 혼인으로 이뤄진 가구를 뜻한다. 한국에서 생활하고 있는 다문화 가족에게 힘든 점을 꼽으라면 음식 적응, 복잡한 한국어 등 많지만, 그중에서도 그들에게 가장 힘든 건 고국에 있는 가족을 보지 못하는 것이었다. 코로나 19로 항공길이 막히며 1년 넘게 가족을 보지 못한 다문화 가족은 친정에 있는 부모나 형제를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했다.

베트남에서 한국에 온 지 10년이 된 김한나(베트남 명: 후인티녹한) 씨는 "적어도 매년 2, 3번씩 친정에 방문해 가족들을 만나지만 벌써 가족들을 못 본 지 1년이 넘었다"며 "올해도 상황이 나아지지 않으니 그저 막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가족이 한국 생활을 하면서 힘든 점으로는 한국어 공부도 꼽혔다.



한국에 온 지 6년이 된 배빌린(필리핀) 씨는 "처음에는 복지관에 들어가 한국어 공부를 먼저 시작하고 6년이 지났는데, 한국어는 여전히 어려운 공부"라며 "한국어 공부를 재밌게 시작했지만, 하면 할수록 복잡해 여전히 못 알아듣는 말이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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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배빌린 씨, (오른쪽) 김한나 씨(베트남 명 : 후인티녹한)  신가람 기자 shin9692@
이들이 한국에 온 시간도 많이 흘러 한국 생활에 거의 완벽하게 적응했지만, 처음부터 한국 생활이 무난했던 건 아니다. 언어가 통하지 않으면 일부 한국인들이 무시하곤 했고, 무슨 문제가 발생하면 도움을 요청할 곳도 없었다.

그런 이들에게 보탬이 돼준 건 다문화가족센터였다. 다문화가족센터는 다문화가족의 안정적인 정착과 가족생활을 지워나기 위한 자녀 교육, 역량 강화 지원 등의 서비스를 제공해 한국사회 조기 적응과 경제적 자립을 도와준다. 한국어 교육 등 각종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취업상담과 번역지원, 의료 관련 상담까지 한국에서 처음 생활하는 다문화 가족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해준다.

김한나 씨는 "기초 한국어도 못한 채로 다문화센터에 들어왔는데, 오자마자 한국문화, 음식, 역사 탐방 등 몸으로 부딪히면서 할 수 있는 체험이나 프로그램이 많아서 좋았다"며 "센터 내 모든 사람이 친절하게 나를 대해줬고, 모든 문제를 해결해줬다"고 했다.

배빌린 씨도 "다문화센터는 모든 사람이 내 편을 들어주는 것 같다"며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전부 보살펴주니 항상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문화센터가 한 달에 한 번씩 진행하는 나라별 공동체 모임도 이들에게 도움이 됐다. 매월 같은 나라 다문화 가족끼리 모여 육아, 쇼핑, 맛집 등 정보 교류하며 서로 쉽게 가까워졌다. 한국 생활이 적응되자 이들에게는 각자 새로운 꿈도 생겼다.

김한나 씨는 "지금은 코로나 19로 상황이 안 좋지만, '여행 가이드'라는 꿈이 생겼다"며 "베트남에서는 한국인을 상대로, 한국에서는 베트남 사람을 상대로 여행 가이드를 진행하는 건데, 꿈을 이루기 위해서라도 꾸준히 한국어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빌린 씨는 "필리핀에서 사용했던 영어를 토대로 영어지도사가 되고 싶고, 최근에는 '바리스타'라는 꿈도 생겼다"며 "평소 예쁘게 꾸미는 것을 좋아하고, 한국인들도 커피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아 카페를 차리면 망하지 않을 것 같다(웃음)"고 했다.

이제는 한국이 제2의 고향인 이들이 앞으로 한국으로 들어올 후배 다문화 가족에게 전한 조언은 '한국어 공부'를 꼽았다. 몸소 부딪히는 적응보다는 기초 한국어라도 몇 달 공부해 들어오면 적응하는데 훨씬 수월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김한나 씨는 "저와 배빌린 씨는 '몸소 부딪히자'라는 생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지 않고 한국에 들어왔는데, 서류 절차부터 모든 과정을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한국어가 너무 서툴면 일부 사람이 무시하기도 해서 한국에 들어온다고 마음먹었을 때부터 공부를 조금씩 하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대전에는 한국 국적을 가지지 않은 결혼이민자가 3355명 있고, 국적을 이전한 귀화자도 2877명에 달한다. 대전 내 다문화가족지원센터 현황으로는 유성구의 대전시다문화가족센터를 포함해 구별로 5개의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대전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관계자는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결혼이민자가 한국어 교육부터 가족 상담까지 원스톱으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일부 자녀 생활서비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하고 있어 다문화가족분이 대전에 도착하면 꼭 지원센터에 들러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신가람 기자 shin9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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