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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덕일 대전중구문화원장 |
사실 필자는 음악 가정환경에서 태어나 매일 음악을 들었다. 아버지께서 음악애호가를 넘어 클래식 음악감상에는 전문가셨다. 레코드가 방한 쪽 벽을 책장화해서 꽉 채웠다. 베토벤, 모차르트 오페라 등 음악을 많이 들었다. 당시 대전에 몇 대 없다는 제니스 전축을 아침 일찍 틀어주시면 그 음악 소리가 기상나팔이었다. 그런데 어린 나이임에도 재미있었다.
필자가 오페라를 처음 경험한 것은 1960년 7월, 서울 명동에 있는 시공관에서였다. 로시니 곡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를 공군교향악단 연주 단원으로 반주를 담당한 것이 첫 경험이었다. 지휘 현종건, 테너 신인철, 바리톤 변성엽, 소프라노 김옥자, 연출에 최현민, 어릴 적 집에서 듣던 음악이었다. 훗날 여러 장르의 음악적 경험이 음악 교사 시절 가르침에 큰 도움이 되었다.
오페라! 다시 말하면 어떤 대본을 가창을 중심으로 한 음악의 종합예술이다. 음악적 요소를 비롯해 문학적 요소, 시(詩)적 요소(대사), 연극(연기), 미술적 요소(무대장치와 의상), 무용적 요소, 과학적 요소(조명, 음향기기), 등이 한 덩어리가 되어 오케스트라 반주에 의해 이루어지는데, 이 모든 것이 조화를 이루어야 하기 때문에, 오페라 공연은 모든분야에서 가장 어렵다는 것이다. 이래서 개인이나 어느 한 단체가 운영하기는 매우 어렵다. 1980년대 중반 대전음악협회(회장 유영길)가 중심이 되어 대전오페라단이 창단되었다. 공연 때마다 기관에서 약간의 지원이 있었지만 어렵다.
1989년 창단한 충청오페라단은 양기철 대표의 사비로 30여 년 이어오고 있지만 사정이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성곡오페라단은 백기현교수가 운영하다 몇 년전에 해단되었다. 이들 활동으로 충청의 음악애호가들에게 오페라가 무엇인가를 알려주었고, 수준 높은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기저 환경을 조성했다는 성과는 있었다.
이제 대전에 시립오페라단이 창단할 때가 되었다.
허태정 시장은 출마 당시 문화예술 관련 투자를 전체예산의 2.1%에서 5%까지 끌어올리는 등 대전을 문화융성도시로 키워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취임 첫 해 연 민선7기 정책방향 설명회에서는 2021년까지 시립극단과 오페라단을 창단하고 공공 공연장 3곳을 확충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많은 예술인은 이 공약과 정책 방향에 환영했다. 오늘날 대전지역의 대학에서 배출하는 예체능졸업자들이 매년 1500여 명이 된다고 한다. 그동안 예술활동을 하고 있는 예술인들도 포함하면, 그 수는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허태정 시장의 3년 차다 대전의 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 조성해주고, 문화 대전을 만들어가야 한다. 대구시는 오페라 하우스까지 있다. 도시의 품격을 높이는 데는 문화예술활동만 한 것이 없다.
대전에는 훌륭한 시립예술단이 있다. 이들 단체들과 협업하면 시립오페라단 창단은 창단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할 수 있다. 꼭 대전시립오페라단을 창단하여 문화로 행복한 대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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