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모자 쓴 홍매화 /연합DB |
봄이 오는 소리
한 겹 두 겹 벗어던진
마음속의 두툼한 무게
꽃을 피우려는 개나리
옷맵시 곱게 곱게
서두르는 몸단장
심술보 가득한
차가운 겨울바람
먹구름 불러와
오는 봄을 시샘하듯
깨어나는 대지에
눈보라를 뿌려댄다.
세상은 온통 하얗게
내 마음에 눈부심이
젖어들면
나목에 울던
단풍나무
하얀 꽃 활짝 피우고
생기 잃은 솔가지에
소복이 내려앉은
목화솜처럼 보드라운 눈
오고가는 사람들
눈보라에 보이질 않고
우산들만 왔다갔다
부지런을 떠는
떠나기 싫은 걸까 겨울이
봄이 오는 길목에
눈보라를 맞으며
기다리고 기다린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