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인의 건강법] 흡연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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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의 건강법] 흡연 바로 알기

이영호 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 승인 2021-02-21 10:43
  • 수정 2021-02-22 19:14
  • 신문게재 2021-02-22 10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이영호 충남대 교수
이영호 충남대 의과대학 교수
담배가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왜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고 까지 할 수 있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아직 많을까? 흡연자 중 약 70% 정도는 담배를 끊고 싶어 하지만 그중 5%만이 도움 없이 담배를 끊을 정도로, 담배를 끊는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흡연에 대한 사실을 바로 알아 애연가들의 흡연에 대한 생각이 바뀌기를 희망하여 이야기를 시작한다.

담배의 해로운 성분이 무엇인가 물어보면 대체로 니코틴과 타르라고 한다. 이렇게 답하는 사람은 담배에 대해서 잘 모른다고 할 수 있다. 이 질문에 니코틴과 타르 외에 담배 피울 때 불완전 연소에 의해 생기는 일산화탄소와 몇 가지 발암물질이 있어 폐암이 잘 생긴다고 답하는 사람은 흡연에 대해 어느 정도 안다고 할 수 있다.

흡연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니코틴에 의한 중독이다. 담배는 헤로인, 코카인 다음으로 중독성이 매우 강하다. 어느 기간 동안 흡연을 하여 습관화되면 금단증상이 나타난다. 금단증상은 담배를 피우지 않으면 나타나는 증상으로 바로 니코틴에 의해 비롯된다. 심리적으로 초조감, 불안감, 집중곤란, 안절부절 못함, 우울함, 불면증 등에 시달리게 된다. 심한 경우는 사회생활에 심각한 장애가 올 수도 있다.

담뱃진이라고 하는 타르는 폐 등에 들어가 세포를 파괴하고 염증을 일으킨다. 연탄가스 중독의 원인인 일산화탄소는 저산소증을 유발하여 동맥경화와 노화현상을 촉진한다.



문제는 담배 연기에 수십 종의 발암물질이 존재하는데 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 많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담배 연기 속에 포함된 유해물질로 일산화탄소, 벤조피린, 포름알데히드, 벤젠, 아세트알데히드 등 9가지 물질을 제시하였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8가지의 유해물질을 제시하였으며, 미국 생활습관의학회는 무려 43가지의 발암물질이 담배연기에 포함되어 있다고 하였다. 상당수의 사람들이 몸에 덜 해로울 것이라고 생각하고 일반담배 대신 전자담배를 피우는데, 이 전자담배도 일반담배와 유해성이 별 차이 없이 해롭다.

이영호 교수 그래픽
담배의 유해성분
폐암의 87% 정도가 흡연에 의해 발생한다. 그렇지만 담배를 많이 피웠는데도 폐암에 걸리지 않고, 담배를 전혀 피우지 않았는데도 폐암에 걸리는 경우가 있다. 애연가(심지어는 일부 의사들도)들은 이 같은 주장과 논리를 펴면서 금연을 하지 않는다. 이는 확률이 매우 낮지만 복권 당첨되듯이 일반적인 의학적 사실과는 다른 희박한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담배를 계속 피우면서 건강에 이상 없기를 바라는 것은 거액의 복권 당첨되기를 바라는 것과 다름이 없다.

흡연은 건강을 해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는 담배 피우는 사람을 점점 긍정적으로 바라다보지 않는다. 금연은 빠를수록 좋다. 금연이 늦어지면 폐뿐 만 아니라 심장, 뇌 등에 심각한 질병을 초래할 수 있으며, 금연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약물치료까지 필요하게 된다. 금연하기가 정말 어려운 일이지만 본인과 주변사람들을 위해 어떻게 해서든 금연을 해야 한다. 요즘은 보건소 금연클리닉에서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고, 병원에서도 효과가 좋은 약들을 처방 받아 금연에 성공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인 전지석의 '담배 끊을 용기'에서 이야기한 내용을 인용하며 담배 이야기를 마친다. "금연은 결코 의지력만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작정 참고 욕구를 억누르면 언젠가는 반드시 다시 피우게 마련이다. 금연이란 내가 담배를 피울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를 알아내고, 금단에 대한 두려움의 실체를 분명하게 직시하며, 자신의 마음속 결핍과 정면으로 마주할 용기를 지닐 때 비로소 이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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