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방현 교수 |
세계적 계획도시로 알려진 파리의 도시계획을 살펴보면 황제 나폴레옹 3세가 센(Seine)주 지사로 임명된 오스만에게 도시를 개조하라는 명령으로 시작되었다. 오스만 지사는 '도시를 보다 건강하게(More healthy), 덜 혼잡하게 (Less congested), 더 크게(More grand)' 만들라는 황제의 명을 받고 파리의 도시계획을 진행한다.
파리 도시계획에서 가장 중점이 되었던 것은 과밀한 도시에서 충분한 도로 폭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는 것이었으며, 이 도시계획으로 인해 파리는 개선문을 중심으로 사통팔달로 뚫린 방사형 가로체계와 일정한 층높이로 늘어선 바로크식 건물로 구성된 도시경관을 갖게 되었다.
파리의 도시계획은 1853년 자동차가 발명되기 이전에 계획되었지만, 100년 이후를 생각하여 만든 도로광로(Boulevard)는 세계도시 파리의 현재의 차량흐름도 거뜬히 지탱하고 있다.
오늘날 대전은 대전역을 중심으로 대전역세권 개발계획, 혁신도시, 재개발사업 등 원도심 활성화 정책을 펼치며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개발사업이 완료되면 대전의 구도심의 미래는 첨단도시로 변화되고 인구, 교통량 또한 증가할 것이다.
과거 대전역은 1918년 중앙동에 건립된 후 경부선과 호남선으로 서울을 이어주는 가교역할을 하면서 대전역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이고 주변에 철도와 관련된 직원들이 거주하면서 철도를 타고 신문물이 모여들었다. 이는 대전역부터 과거 충남도청(현재 대전근현대사전시관)까지 중앙로를 중심으로 대전을 대표하는 신도시로 성장시키는 계기가 되었으며, 중앙로는 100년 전통의 대전역과 대전 최고의 번화가를 지탱하는 대전의 핏줄이 되었다.
하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도시계획을 하지 못하여 지금의 대전역과 중앙로는 차량의 상습침체구간이 되어 교통체증이 대전에서 가장 심각한 곳으로 구도심의 혈관은 꽉 막혀 있는 모습이 되었다.
대전시는 이제 다시 대전역을 중심으로 각종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있으니 파리 황제의 명을 받은 오스만 지사와 같은 마음으로 대전시민의 안녕과 번영을 위해 100년 이후를 내다보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도시계획을 해야 할 것이다.
모든 도시계획이 도로(道路)의 확보와 공간계획에서부터 시작되듯이 대전 구시가지의 도시계획의 첫 번째는 중앙로의 확보와 중앙로 주변 계획에서부터 시작될 것이다.
역사와 문화가 깃들어 있는 대전시민의 상징인 중앙로가 새로운 중앙로를 계획되기 위해서는 교통, 문화 주택, 교육 등 주민의 복리 증진과 공공의 안녕을 기반으로 거시적 관점에서 100년 앞을 내다보는 계획을 수립하여 후손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수 있어야 한다.
중앙로 인근은 대전역을 중심으로 한 역세권 혁신공간, 시민의 쉼이 있는 공원역사공간, 도시재생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도시재생공간, 주거환경개선을 위한 재개발사업공간으로 나누어 공간을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배치하는 계획이 함께 수반되어야 한다.
도시계획에 의해 새로운 중앙로가 건립된다면 역사와 문화, 주거와 상업, 공원과 직장이 공존하는 대전의 랜드마크로 거듭날 것이고, 복잡하고 낡은 도시라는 답답함에 도심을 빠져나가는 공동화 현상이 멈출 것이다. 또한, 깨끗하고 넓은 도로에 편리한 기반시설을 갖춘 중앙로가 옛 영광을 되찾는 것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도시로 젊음의 열기가 넘치는 활기찬 대전이 될 것이다.
대전의 핏줄 중앙로 확보를 위해서 대전시 올바른 판단과 100년 이후를 계획하는 혜안(慧眼)이 필요한 때다.
윤방현 한양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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