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의장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우호증진 외교를 뛰어 넘어 ▲건설 프로젝트 등 경제협력 ▲군사와 방위산업 ▲K방역을 중심으로 한 보건 분야의 협력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실사구시, 국익중심'이라는 의회외교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설 연휴를 앞두고 지난 9일 출국한 박 의장은 이번 중동 순방에서 나흘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 머물면서 셰이크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나흐얀 왕세제, UAE 의회 격인 연방평의회(FNC) 사끄르 고바쉬 의장과 연쇄 회동했다.
한국형 원자력발전소 '바라카 원전', UAE 군사훈련협력단(아크부대)을 중심축으로 양국의 협력 범위를 넓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박 의장은 원전사업의 제3국 공동진출을 제안했고, 실질적인 통치자인 무함마드 왕세제는 "양국관계 발전에는 한계가 없다"며 화답했다.
설날인 12일에는 아부다비 인근 자이드 군사기지에 위치한 아크부대를 찾아 장병들을 격려하기도 했다.
UAE 일정을 마치고 바레인으로 건너간 박 의장은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하마드 빈 이사 알-칼리파 국왕, 살만 빈 하마드 바레인 왕세자 겸 총리, 파우지아 빈트 압둘라 자이날 하원의장, 알리 빈 살레 상원의장을 잇달아 만났다.
국왕, 총리(왕세자), 하원의장 등 국가서열 1~3위 인사를 모두 만난 것이다.
박 의장은 하마드 국왕에게 "3가지 주요 인프라 과제에 한국기업의 참여를 희망한다"라고 요청했고, 국왕은 전향적인 입장을 피력했다.
국왕의 즉석 제안에 따라 살만 왕세자와의 회동이 전격 성사돼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에서 박 의장은 건설·에너지·보건·방위산업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 확대를 요청했고, 살만 왕세자는 "한국과는 적절한 모든 분야에서 협력할 준비가 돼있다"고 긍정 메시지를 보냈다.
박 의장의 이번 순방은 UAE 건국 50주년, 아크부대 UAE 파병 10주년, 바레인 독립 50주년, 한-바레인 수교 45주년에 맞춘 일정이다. 특히 한국 국회의장으로서는 첫 바레인 공식방문이다.
한편, 이번 순방에는 더불어민주당 송갑석 김병주 김영배 의원, 국민의힘 이명수 김형동 의원, 무소속 이용호 의원, 한민수 공보수석비서관, 곽현준 국제국장, 김형길 외교특임대사, 최만영 연설비서관 등이 함께 했다.
한편, 충청 출신 박 의장은 20년간 의정활동에서 여야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충청 출신이 입법부 수장으로 오르기는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전 의장 이후로 처음이다.
코로나19 극복과 각종 개혁이 절실한 문재인 정부 후반, 국회의 협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최적의 입법부 수장인 셈이다.
박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 당선된 뒤 이곳에서만 6전 전승 무패의 기록을 쓴 관록을 자랑한다. 21대 국회 당선인 가운데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이다.
충청권으로선 박 의장이 입법부 수장에 오르면서 세종의사당과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시즌2 등 충청 현안 관철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장은 그동안 행정부(세종)와 입법부(서울) 이원화로 갈수록 커지는 국정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세종의사당 건립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혁신도시 시즌2와 관련해서도 박 의장은 평소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여야는 물론 정부에 정책의 조기 시행 필요성을 지속 전달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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