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당 대표가 내년 대선 진두지휘와 지방선거 공천 등 막강한 권한을 지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충청 인사가 당권을 장악할 경우 지역 정치력 확장의 획기적 모멘텀이 될 전망이다.
이번에 충청인사가 국민의힘 당권을 접수하면 보수진영 거대정당에선 이회창 전 총리(충남예산)가 지난 1997년 신한국당 대표를 맡은 이후 무려 24년 만에 수장을 배출하는 셈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4·7보궐선거 이후 5~6월께 치러질 것으로 보이는 전당대회에서 일부 중진들이 당권 도전 의사를 주변에 내비치는 선거전이 벌써 예열되고 있다.
충청권에선 4선 홍문표 의원(홍성예산)과 5선 정진석 의원(공주부여청양)이 개별 식사회동 등으로 전대를 향한 정중동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당내에선 이미 여러 비공식 경로를 통해 당권 도전 의사를 타진하고 수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홍 의원은 17대, 19~21대 국회에 입성하면서 지역구를 충청 보수의 텃밭으로 다진 정치력을 인정받고 있다.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역임했고 국회 교육위원장을 지내면서 정치력을 키워왔다.
그는 15일 중도일보와 만나 "당권도전 의사를 굳혔다"며 "올해엔 충청의 기상을 바탕으로 당을 새롭게 재건하고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로세우는 데 진력할 것"이라며 사실상 당대표 출마를 기정사실화 했다.
정 의원은 충청 야권의 최다선 의원으로 당 원내대표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지낸 스펙이 화려하다. 현재 4·7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을 만큼 당내에서 신망이 두텁다.
정 의원은 이날 중도일보와 전화통화에서 "현재로선 4·7보궐선거에 집중하고 있어서 (당대표 출마여부엔) 답변하기 어렵다"고 밝혀 4·7보궐선거 이후 여건 변화에 따라 당권도전 가능성을 열어놨다.
비충청권 당권 주자 후보군으로는 주호영 원내대표(대구수성갑)와 윤영석(경남양산갑), 권영세(서울용산), 서병수(부산진갑), 조경태(부산사하을)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원외에선 옛 비박계의 구심점 역할을 해온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와 김종인 현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 전 대표의 경우 다양한 공직 선거를 지휘했고 당내 조직관리 등의 경험이 있다는 이유로 이른바 '대선관리형' 대표로 적임자라는 평가가 영남권 의원들에서 나온다.
김 비대위원장은 4월 재보선에서 서울·부산시장 선거 중 한 곳이라도 승리한다면 '추대론'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시나라리오가 거론된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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