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에 따르면 '우리 동네 미술'은 코로나19 극복을 돕고 예술인 일자리 제공과 주민 문화 향유 증진을 위해 지역 내 공공장소에 미술작품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정부는 올해 전국 228개 지방자치단체에 948억 원을 투입한다. 대전에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모두 20억 7600만 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며 5개 자치구에 4억 원씩의 사업비를 교부해 추진했다.
문제는 실질적으로 예술인들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작업을 수행하는 기간이 너무 짧아 예술인과 주민들이 충분한 의견 수렴과 연구, 토론을 통해 결과물을 도출하기가 빠듯하다는 점이다.
사업을 주관한 문화체육관광부는 공모 기간을 포함해 지난해 7월부터 이달까지 6개월 남짓한 기간을 정해놓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자치구마다 공모를 거쳐 작가 팀을 선정하며, 선정한 팀은 지난해 12월까지 작업을 끝내고 내년 2월까지 정산을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사업이 본격적으로 추진한 게 지난해 9~11월부터라서 실제로 작품 작업을 진행한 기간은 4~5개월에 불과하다.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거리 편의시설 조성 등 도시재생형, 주민참여 공동체 프로그램형, 지역 기록형(사진,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유형으로 개발·추진이 가능하지만 부족한 시간으로 비교적 손쉽게 제작할 수 있는 손쉬운 조형물을 세우고, 벽화를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부분이 이달 중 공공미술 작품 설치를 마무리할 전망이지만, 대전 중구는 조형물 설치 등의 작업 과정이 늦어져 작업 지연의 어려움으로 사업종료 기한 연장을 신청했다. 중구 관계자는 "설 명절 이후 본격적으로 작품 작업에 들어가 내달 중 사업을 완료하고 5월까지 정산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성구의 경우 오정동 거리에 조형물 설치를 완료했지만 뒤늦게 벽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달 중 사업 완료가 불투명하다. 유성구 관계자는 "이달 중 완료가 목표지만, 벽화 작업의 경우 사업지의 벽 온도가 상당히 낮아 완성도가 떨어질 우려가 있어 아직 작업을 못 하고 있다"며 "이번 주 중으로 스케치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미술에 각 자치구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주민의 요구를 반영하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공공미술 사업을 통해 코로나19로 작품활동 위축 등 타격을 입은 지역 예술인의 부담을 덜어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도 "공공미술이 일시적 사업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긴 호흡을 통해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milk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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