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지속해서 확산하는 가운데 정부가 관세까지 포기하고 수입란을 들였지만, 수입란의 소비시장 유통에 한계점을 보이면서 사실상 이렇다 할 결과를 내지 못했다.
aT KAMIS(농수축산물 도소매 가격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달걀(특란·중품, 30개) 평균가격은 7481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상승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8.2%, 평년 대비로는 27.4% 올랐다. 일부 소매점에서는 8500원을 웃도는 가격에 판매 중이다. 대전의 대표 전통시장인 역전시장도 특란 30개를 기준 7260원에 판매했으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5% 오른 가격이다.
달걀값 상승 원인으로 AI에 따른 살처분에 따른 산란계가 부족한 이유가 가장 크다.
정부에 따르면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여파로 지난달 25일 기준 산란계 1100만 마리를 살처분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따지면 국내 농장 173곳에서 총 1400여만 마리의 산란계가 살처분됐다.
정부가 달걀 가격 안정을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무관세 수입란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지만, 가정 내 수입란 소비는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다가 식당, 제빵 등 가공용으로만 소진되는 탓에 달걀 소매가격을 낮추는 데는 별 효과가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달걀뿐만 아니라 명절 대표 제사용품인 사과와 배 가격도 급등했다. 지난 10일 기준 대전역전전통시장에서는 사과(후지, 10개)를 32000원에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2배, 평년 대비로는 60% 오른 가격이다. 배(신고, 10개)는 50000원에 판매했으며, 전년 대비 2배, 평년 대비로는 46% 오른 가격이다. 쌀값도 올랐다. 지난해 장마와 태풍 영향으로 쌀 작황이 부진한 데다, 코로나19로 집밥 수요가 늘어난 탓이다. 대전의 한 대형마트에서 쌀(상품, 20kg)을 63800원에 판매했는데, 전년 대비 15% 상승, 평년 대비 26% 오른 가격이다.
지역의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수입 달걀의 경우 가정에서보다는 식당이나 빵집에서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 장바구니 물가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쌀값이 오르면서 햇반이나 쌀 가공식품까지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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