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순방길에 나선 충청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은 10일 오후(현지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사저인 바다궁(Sea Palace)에서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Mohammed bin Zayed Al Nahyan) 왕세제와의 면담을 시작으로 공식방문 일정에 들어갔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이후 외국 국회의장이 UAE를 방문한 것은 박 의장이 처음이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UAE를 건국한 고(故) 자이드 대통령의 둘째 아들로, 현재 와병 중인 칼리파 UAE 대통령(모하메드 왕세제의 형)을 대신해 실질적으로 국정 전반을 운영하고 있는 차기 UAE 대통령 계승자다.
박 의장은 이날 모하메드 왕세제를 만난 자리에서 "UAE의 화성탐사선 '아말'의 성공적인 화성 궤도 진입을 축하한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작년 한해는 양국 수교 40주년을 맞이한 뜻깊은 해였고 올해는 아크부대 파병 10주년이 되는 해이다. UAE와 한국은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라고 양국의 우호 관계에 의미를 부여했다.
또 "코로나19 대응을 위해서는 국제적 협력과 연대가 필요하고 코백스 퍼실리티를 통한 협력을 강화해야한다"며 "UAE의 쉐이크 칼리파 병원과 한국의 서울대 병원 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는데, 백신 개발 등 보건 분야에서도 양국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보건 분야의 협력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모하메드 왕세제는 "의장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양국 관계는 매우 특별하고 돈독하다. 많은 나라들이 양국 관계를 질투하고 아크부대 주둔을 부러워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 발전에는 한계가 없다. 무한하다. 지난 5년간 여러 협력 프로젝트의 많은 진전이 있었고, 코로나19 상황이 진정되면 더 큰 진전을 이룰 것이다. 양국의 신뢰 관계는 굳건하고 미래를 공동 설계할 준비가 되어 있다. 검체키트 지원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한편, 충청 출신 박 의장은 20년간 의정활동에서 여야를 모두 아우르는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준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충청 출신이 입법부 수장으로 오르기는 19대 국회 전반기 강창희 전 의장 이후로 처음이다.
코로나19 극복과 각종 개혁이 절실한 문재인 정부 후반, 국회의 협치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에서 최적의 입법부 수장인 셈이다.
박 의원은 2000년 16대 총선에서 대전 서구갑에 출마, 당선된 뒤 이곳에서만 6전 전승 무패의 기록을 쓴 관록을 자랑한다. 21대 국회 당선인 가운데 여야를 통틀어 최다선이다.
충청권으로선 박 의장이 입법부 수장에 오르면서 세종의사당과 수도권 공공기관 지방이전을 골자로 하는 혁신도시 시즌2 등 충청 현안 관철을 위한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의장은 그동안 행정부(세종)와 입법부(서울) 이원화로 갈수록 커지는 국정 비효율을 걷어내기 위한 세종의사당 건립을 줄기차게 주장해 왔다.
혁신도시 시즌2와 관련해서도 박 의장은 평소 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철학을 바탕으로 여야는 물론 정부에 정책의 조기 시행 필요성을 지속 전달하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