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랑올랑 새책] 마음으로 전하는 삶의 연주

  • 문화
  • 문화/출판

[올랑올랑 새책] 마음으로 전하는 삶의 연주

맹인 악사

  • 승인 2021-02-10 12:53
  • 수정 2021-07-16 14:28
  • 오희룡 기자오희룡 기자
x9788932038148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한 존재다. 

탄생과 함께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못하면 할수 없는 여린 존재는 나이를 먹어서도 늘 자신의 신념과 정체성안에서 혼돈을 거듭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자신만의 신념을 지키며 삶을 지탱한다. 

 

러시아 문학의 대가인 블라디미르 코롤렌코 서거 100주년을 맞아 '맹인악사'가 출간됐다.

 

러시아 인도주의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언론인, 사회 비평가, 사회활동가로 활동한 블라디미르 코롤렌코는 지난 1921년 폐결핵으로 68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할때까지 언론을 비롯해 사회 비평과 문학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이번에 출간된 '맹인 악사'는 신임 황제 알렉산드르 3세에 대한 충성 서약 거절을 이유로 8년간의 시베리아 수형생활 후 10년간의 창작활동 과정에서 쓴 대표작 4편을 묶었다.


코롤렌코에게 사실상의 데뷔작이자 출세작인 '마카르의 꿈'은 시베리아 유형 생활의 체험에 기초한 일종의 '성탄절 이야기'로서 한편의 동화 같은 작품이다. 코롤렌코는 헐벗고 무지하며 죄 많은 농부 마카르의 현실과 꿈의 대비를 통해 부정한 사회 구조를 냉철하게 비판하고 비참한 민중의 삶을 통렬하게 담아냈다.

'나쁜 패거리'는 작가의 어린 시절의 체험에 근거한 자전적 작품으로 사회로부터의 소외에 대항하는 아이들 사이의 연민과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작가 특유의 통찰을 보여준다. 이른바 밑바닥 삶을 살아가는 시베리아의 방랑자 틔부르치를 통해 자유와 정의에 대한 작가의 끝없는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숲이 술렁거린다'는 '폴리시예의 전설'의 형식을 띄는 작품으로 자유를 위해 현실의 불의에 과감히 도전하는 산지기 로만과 카자크 오파나스의 모습을 음울하고 낭만적인 서사에 담아내고 있다.

아름다운 음악을 연주하지만 정작 자신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필요한  '맹인악사'의 아이러니한 삶을 통해 이 책 역시 불행한 사람들과의 공감, 나눔을 얘기한다. 

또한 일생을 자유와 정의를 위해 살아온 작가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다. 

 

한편, 러시아의 단편작가이자 저널리스트로 유명한 블라디미르 코롤렌코는 짓밟힌 사람들에 대한 동정을 작품에 담았다. 

시베리아 야쿠트 지방으로 유배되며 만난 사람들을 자신의 소설에 등장하는 부랑아, 도둑, 순례자, 사회에서 버림받은 자들로 등장시켰다. 

 

볼세비키 정권에 협력하기를 거부했으며 1917년 10월 혁명이후 우크라이나로 돌아갔다.

 

블라디미르 코롤렌코 지음, 오원교 옮김. 문학과지성사. 376쪽.

오희룡 기자 huily@

'올랑올랑'은 '가슴이 설레서 두근거린다'는 뜻의 순 우리말입니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고교 당일 급식파업에 학생 단축수업 '파장'
  2. 대전 오월드서 에어컨 실외기 설치 작업자 추락해 사망
  3. 열악했던 대전 여성노숙인 쉼터…지원 손길로 '확 달라졌다'
  4. "뿌리부터 첨단산업까지… 지역과 함께 혁신·성장하는 대학"
  5. 대전 중구 교육부 평생학습도시 신규 선정 '중구가 대학, 온마을이 캠퍼스'
  1. 대전교사들 "학교 CCTV 의무화, 사건 예방에 도움 안돼" 의무화 입법에 반발
  2. 계룡산성 道지정문화재 등록 5년째 '보류'…성벽과 기와 무너지고 흩어져
  3. 대전 금고동 주민들 "매립장·하수처리 공사장 먼지에 농사 망칠판" 호소
  4. 사랑의 재활용 나눔장터 ‘북적북적’
  5.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헤드라인 뉴스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르포] 4·2 재보궐 현장…"국민통합 민주주의 실현해야"

"탄핵정국 속 두 쪽으로 갈라진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고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요." 4·2 재보궐선거 본 투표 당일인 2일 시의원을 뽑는 대전 유성구 주민에게선 사뭇 비장함이 느껴졌다.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통해 주권재민(主權在民) 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발현할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저마다 투표소로 향한 것이다. 오전 10시에 방문한 유성구제2선거구의 온천2동 제6투표소 대전어은중학교는 다소 한산한 풍경이었다. 투표 시작 후 4시간이 흘렀지만 누적 투표수는 고작 200표 남짓에 불과했다. 낮은 투표율을 짐..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눈덩이 가계 빚' 1인당 가계 빚 9600만 원 육박

국내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약 9500여 만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40대 차주의 평균 대출 잔액은 1억 1073만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성훈 의원이 한국은행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말 기준 가계대출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은 9553만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지난 2012년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1인당 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2분기 말(9332만 원) 이후 6분기 연속 증가했다. 1년 전인 2..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요즘 뜨는 대전 역주행 핫플레이스는 어디?... 동구 가오중, 시청역6번출구 등

숨겨진 명곡이 재조명 받는다. 1990년대 옷 스타일도 다시금 유행이 돌아오기도 한다. 이를 이른바 '역주행'이라 한다. 단순히 음악과 옷에 국한되지 않는다. 상권은 침체된 분위기를 되살려 재차 살아난다. 신규 분양이 되며 세대 수 상승에 인구가 늘기도 하고, 옛 정취와 향수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원도심과 신도시 경계를 가리지 않는다. 다시금 상권이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는 역주행 상권이 지역에서 다시금 뜨고 있다. 여러 업종이 새롭게 생기고, 뒤섞여 소비자를 불러 모으며 재차 발전한다. 이미 유명한 상권은 자영업자에게 비싼..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친구들과 즐거운 숲 체험

  • 한산한 투표소 한산한 투표소

  •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앞 ‘파면VS복귀’

  •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 대전시의원 후보자 3인 ‘저를 뽑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