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이글스 선수단이 9일 경남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서 전체 훈련을 하고 있다. |
팀 색깔을 바꾸겠다는 구단의 강력한 의지이자, 실력으로 주전에 오를 수 있다는 분명한 신호가 스프링캠프 곳곳에서 관찰됐다.
통역과 몸짓 언어를 넘어 코치진과 선수단이 하나의 팀을 이루는 융합이 팀에 당면 과제로 보였다.
9일 경남 거제시 하청스포츠타운에 한화이글스 훈련장은 영어로 대화하는 모습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풍경이 됐다.
영어로 작성된 스케줄표에는 그날 훈련 일정이 안내되고, 국내 선수들은 코치진과 나누는 대화도 짧은 영어로 주고받았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비롯해 케네디 워싱턴 타격코치, 로사도 투수코치가 메이저리그 출신이고, 투수 2명과 야수 1명이 야구 본고장에서 넘어온 외국인 선수로 채워졌다.
한화 측은 외국인 코치진과 선수 7명을 돕기 위해 통역요원을 종전 3명에서 5명까지 확대해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도 선수단과 소통을 돕고 있다.
외국인 코치의 새로운 지도법과 국내 코치의 소통 능력이 어우러져 하나의 시스템으로 모든 선수에게 가장 적합한 육성 훈련을 진행한다는 게 한화의 목표다.
캠프에 참여한 선수들도 선진 야구를 배울 기회로 여기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성열 선수는 "통역이 있어서 중간 역할을 돕고 있고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어서 소통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노시환 선수는 "힐리 선수의 스윙이 매우 간결하면서 자기 패턴이 있어 함께 지내며 배우겠다"고 밝혔다.
외국인 감독과 코치진 영입으로 선후배 아닌 실력으로 포지션 경쟁이 자연스런 문화로 정착하는 분위기다.
최고 고참 격인 정우람 선수도 "저도 출전기회를 잡기 위해 몸을 부단히 만드는 중이고, 어떤 선수가 실력으로 튀어나와 자리가 없어질 정도로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통역과 몸짓 언어를 넘어 깊은 대화를 나눠 선수단과 프론트가 원팀을 이루는 게 4월 개막전 앞에 놓인 과제다.
수베로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 감독을 비롯해 코칭 스태프의 메시지가 선수들에게 또는 선수들의 메시지가 우리에게 정확히 전달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하루아침 일어날 것으로 보지 않고 선수와 소통하는 자리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