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월성 1호기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구속영장 기각과 관련 온도차를 보였다.
대전지법 오세용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9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검찰에서 청구한 백 전 장관의 사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심문 후 3시간여간 대전교도소에서 대기 중이던 백 전 장관은 법원 영장기각 결정에 따라 귀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치수사 중단하라"며 검찰에 대해 맹공을 가했고 국민의힘은 "법원의 과도한 정권 눈치보기"라고 일갈했다.
민주당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부의 정책 결정에 대한 검찰의 무리한 정치 수사임을 많은 국민이 우려하고 비판해 왔다"며 "사법부의 영장 기각은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양이원영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두 명의 산업부 공무원을 구속해 놓고 느닷없이 북한 원전 이슈로 물타기할 때 알아봤다"며 "이제 정치검찰의 오명을 벗고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시길 바란다"고 보탰다.
국민의힘의 기류는 달랐다.
이종배 정책위 의장은 이날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백 전 장관은 단순히 월성 1호기 조기폐쇄 당시 주무부처 장관이 아닌 그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 조작을 주도한 핵심 몸통"이라고 쏘아 부쳤다.
검찰에 대해서도 그는 "한치의 흔들림 없는 수사로 실체규명에 매진해야 한다"며 "백 전 장관뿐만 아니라 청와대 등 개입까지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파헤쳐 달라"고 촉구했다.
김은혜 대변인도 서면 논평에서 "직권남용·업무방해 혐의에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법원의 판단에 의문을 품게 한다"며 "문재인 정권이 꼬리 자르기를 시도할 공산이 크다"고 보탰다.
한편, 이번 총선에선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결과는 국민들이 여당에 압도적 승리를 몰아줬다.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180석에 육박하는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반면, 보수진영인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100여 석을 가까스로 건지는 데 그쳤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민주당의 기록적인 압승 통합당의 역대급 참패로 요약되는 데 앞으로 여당이 국회 내에서 개헌을 빼고는 대부분의 법안은 의석 수로 밀어부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이처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원인은 코로나 위기 속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보다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서 경제 위기 극복에 매진해 달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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