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온천역 한라비발디 조감도. |
최근 정부가 지속 상승 중인 대전 집값을 잡기 위해 신규택지 확보, 공공재개발, 재건축 등 공공주도형 사업을 통해 추가적으로 공급량을 늘리기로 결정하면서다.
공급량이 늘어남에 따라 가격안정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리스크가 큰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 방식의 사업에 참여할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가격 안정화 기대감으로 인해 저렴하게 내집 마련을 할 수 있는 지주택의 유일한 장점이 사라지고 있는 셈이다.
지역 부동산업계에선 정부가 주택가격 안정화 신호탄을 쏘아 올린 상황에서 지역 곳곳에서 분쟁으로 사업 진행이 더딘 지주택방식을 선택할 이유가 없어졌다며 사업 주체의 조합원 모집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 4일 발표한 2·4 공급대책을 통해 전체 83만6000호 중 지방 5대 광역시에 22만호를 공급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공공 주도 재개발·재건축이 2만2000호, 역세권·준공업지역·저층주거지 등을 상대로 한 도심공공주택복합사업 물량이 4만9000호, 소규모 정비사업은 3만2000호 등이다.
공공택지 신규 확보도 광역시는 5만6000호, 그 외 지방은 2만7000호가 예정됐다.
정부의 추가 공급 대책으로 인해 가격안정화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상황이지만, 지주택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지주택 방식의 유일한 장점인 '가격에 대한 메리트'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주택 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이다. 무주택 가구주들이 조합을 결성해 토지를 매입하고 건축비를 부담해 직접 개발하는 방식이어서 추가 금융비용이 들지 않고, 사업구역 규모가 작아 추진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건설사가 짓는 주택보다 분양가도 저렴하다.
하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 특성상 토지매입·시공비 추가 부담, 장기간 사업지연, 조합 탈퇴자 반환금 지급 지연 등의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에서도 손사래를 칠 정도로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뿌리 깊게 박혀있고 성공사례도 찾기 힘들다.
대전지역 곳곳에서도 지역주택 조합방식의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지역주택조합 방식의 '유성온천역 한라비발디'(가칭) 주택건립 사업이 지역에 오랜만에 등장했다. 현재 유성온천역 지주택 조합은 토지사용승낙서를 받는 등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사업이 순항할지는 미지수다. 사업계획승인 신청 시까지 95% 이상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이 안정권에 들어가기가 그만큼 어렵다. 여기에 주택안정화 방안이 나오면서 사업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가뜩이나 지역 곳곳에서 진행 중인 지주택 사업이 지연되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는데 주택 가격 안정화 방안이 발표되면서 지주택 사업의 전망은 밝지 않다"며 "굳이 리스크가 큰 지주택보단 안정성이 있는 공공주도형 주택을 선택하는 수요자가 늘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사업 주체의 조합원 모집은 더욱 어려워 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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