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역 모습. 국가철도공단 제공 |
대전역 모습. 국가철도공단 제공 |
▲명실상부 철도의 중심
대전역은 1095년 1월 1일 경부선 철도 개통과 함께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경부선과 호남선의 분기점이 되면서 철도교통의 중심으로 급부상한다. 1928년 현재의 대전역 위치에 두 개의 둥근 돔을 갖춘 서구식 역사를 신축했지만, 아쉽게도 한국전쟁으로 소실된다.
하지만 958년 무너진 철도역 가운데 가장 먼저 다시 세워진다. 2004년 고속철도 개통과 함께 새 역사가 건설되고, 2017년 증축공사를 거치며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역 동편에 있는 28층 쌍둥이 빌딩인 철도기관 공동 사옥은 현대화된 대전역과 함께 명실상부 대한민국 철도 중심의 위용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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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을 기점으로 많은 역사를 경험할 수 있는 장소가 있다. 먼저 대전역 호국 철도 공원이 있다. 대전역 동광장에는 한국전쟁 당시 나라를 구하기 위해 사선으로 뛰어들었던 철도역사 동상이 자리하고 있다. 북한군에 포위된 미 제24단장인 윌리엄 F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기차에 올랐던 김재현 기관사와 황남호 보조기관사, 현재영 보조기관사의 모습을 형상화한 동상이다. 대전역 광장 바로 앞에 위치한 목조 철도공사 대전지역사무소 보급창고도 볼거리 중 하나다. 이는 근대 목조 건축물로 한국전쟁 이후 창고 건축물의 특징을 알 수 있으며, 희소가치가 높아 등록문화재 168호로 지정됐다.
소제동 철도 관사촌도 빼놓을 수 없다. 대전 동구 소제동에 있는 철도 관사촌은 일제강점기 일본 철도기술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다. 해방 이후 일반인들에게 나눠줘 대전 주민들의 일상을 함께하는 삶의 터전이 됐는데, 아직도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를 여행하는 느낌을 주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국가철도공단 사옥의 최첨단 전시관에선 대한민국의 철도와 철도건설기술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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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이란 지명은 한밭을 한자로 표기한 것으로 크고 넓은 들을 뜻한다. 넓은 들에는 사람이 모이고, 사람들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이처럼 사람들이 모이고, 또 그만큼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 바로 철도역이다. 과거 호남선 이용 승객들은 대전역에서 기관차가 방향을 바꾸는 동안 잠시 열차에 내려 간단한 요기를 했는데, 이것이 대전 명물 가락국수의 시작이다.
대중가요 '대전부루스'는 대전발 새벽 열차를 두고 이별을 안타까워하는 연인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열차승무원으로 근무했던 작사가가 대전역에서 직접 목격한 이별 장면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한 노래다. 도시 곳곳에 철도 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대전은 철도가 만든 철도의 도시다.
정리=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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