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향이 센터장 |
저는 2021년 1월부터 대덕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둥지를 틀고 있는 센터장 임향이입니다.
대전시 다문화가족들과 결혼이민자, 그리고 이주노동자들과 다양한 경로를 통해 타국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고 있는 많은 이주민의 소통의 창구가 되는 '어울림'을 통해 인사드림을 무엇보다 기쁘게 생각합니다.
어르신과 장애인, 여성, 미혼모 등 사회복지의 여러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지만 이제 막 한 달을 살고 있는 새내기 센터장으로서의 '다문화가족'에 대한 현장의 느낌은 생경하고 낯선 상황의 연속입니다.
그러면서 문뜩 그런 생각이 듭니다. 다양한 입국의 경로가 있겠지만, 특히 결혼을 통해 한국에 정착하게 된 많은 이주여성의 첫 발자국은 어떠했을까? 그리고 이국의 아내를, 며느리를 가족으로 품으며 함께 하고자 했던 그 많은 배우자와 가족들의 첫 발자국은 어떠했을까?
외모의 다름은 차치하고라도 언어와 문화가, 그리고 삶의 방식이 달라 하나의 가족구성원으로 거듭나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 발자국을 옮길 때마다 얼마나 많은 용기와 인내가 필요했었을까. 그런 상황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쩌면 새로운 사회복지의 현장에서 첫 발자국을 띄고 있는 저에게 다문화가족들의 삶은 조심스러운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밝음의 시작은 어둠이고, 어둠의 시작은 밝음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다문화가족'의 형태가 어엿한 한국사회에서 가족의 형태로 자리매김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결혼이민자', '이주여성', '다문화가족' 등 다양한 수식어의 변천사에 발맞추어 다문화가족의 확장세가 급성장을 이루었고 우리 사회 곳곳에 자연스럽게 녹아나기까지 숱한 낮과 밤이 지났을 것입니다.
이제 그 여정에 동참하게 됐음을 기쁘게 받아들이며 다문화가족들의 존엄과 행복한 권리를 위해 단단하고 볕이 잘 드는 둥지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가고 있지만 머지않아 새벽빛 어스름 속에 동이 트고, 햇살 가득 눈부신 한낮의 여유가 일상으로 만나는 그날까지 다문화 가족들과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모든 관계자의 건강과 평안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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