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임시국회 개회 뒤 본격적인 법안 처리를 앞두고 진행된 174석 슈퍼 여당 수장의 발언의 무게감 탓인지 여의도 안팎에서 180도 다른 양 갈래의 해석이 나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연설을 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제4차 재난지원금 지급, 아동수당 18세까지 확대, 전 국민 상병수당 도입 등 복지구상에 방점을 찍었다.
이 대표는 연설 후반부 자신이 여당 대표로 일하면서 노동자 시장경제 취약계층, 규제혁신 등 분야에서의 입법 성과를 제시하면서 "아직도 남은 과제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4·3특별법,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아시아문화중심도시법 등을 기다리는 국민이 많다"고 각 지역별 현안 입법 과제를 제시했다.
4·3특별법은 제주 4·3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고 희생자와 유족 명예 회복, 인권신장과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법안이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은 동남권 신공항을 부산 가덕도에 건설하는 것을 지원하는 법안으로 4·7 부산시장 보궐선거 앞 여야가 2월 국회에서 처리를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문화중심도시법은 광주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사업 기간을 2026년에서 2031년으로 연장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아시아문화원을 국가 조직으로 일원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결국 이 대표는 영남과 호남 제주 지역의 현안 관철을 위한 입법과제를 교섭단체 연설 내용에 포함시킨 것이다.
하지만, 충청권 현안 입법 내용은 이날 연설에서 쏙 빠졌다.
충청권 숙원 입법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 근거를 담았지만 아직 운영위에서 계류중인 국회법 개정안이다. 세종의사당은 수도권 중심 일극체제를 극복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시대적 과제로 민주당은 11개 상임위 우선 이전을 추진 중이다.
민주당 출신 박병석 국회의장도 전날 임시국회 개회사에서 "(올)상반기 중에는 법적·제도적 정비를 마무리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여야에 특별 당부를 한 것인데 이 대표 연설에선 언급되지 않았다.
이에 대한 해석은 엇갈린다. 먼저 영호남과 제주 등지의 현안 입법을 거론하면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국회법 개정안 등 유독 충청권 숙원을 제외한 것은 명백히 지역을 홀대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아가 국회법 개정안 처리는 여당 우선순위에서 밀려나 있는 것 아니냐는 억측도 나온다.
반면, 이 대표는 전날에도 국회 세종시 이전을 강조했고 이 법안의 경우 처리에 앞서 공청회를 열기로 돼 있다는 점을 감안, 정치적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국회 기능을 여야 합의로 세종에 단계적으로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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