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생보다 대입정원이 많은 역전현상이 벌어진 가운데 교육부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 할 수 있는 3주기 대학기본역량진단 평가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1일 지역 대학가에 따르면 최근 경쟁률 급감으로 신입생 미달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번 평가에서 학생 충원율과 관련된 배점이 2배로 높아지자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전력을 쏟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3년 주기로 시행하는 대학구조개혁평가는 구조조정의 신호탄과 같다.
평가에서 신입생 충원율과 졸업생 취업률 등이 일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하위 10%' 대학은 4월 먼저 발표될 재정지원제한대학 명단에 포함되며, 정부의 재정지원에 제한을 받게 된다. 신입생을 채우지 못한 학교는 더 불리해진 것이다.
당초 대학 구조조정을 위해 시작한 평가인만큼 기본역량진단도 대학 정원 축소를 유도한다. 점수가 낮은 대학에 재정 지원을 줄여 자연스럽게 대학 몸집을 줄이는 방식이다.
올해 신입생 정원을 채우기 힘들어진 지역대학 입장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과제를 떠안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대전권 대부분의 대학이 정시 모집 결과 경쟁률 3대 1에 못 미쳤다. 정시모집에선 수험생 1인당 3곳까지 원서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입시 전문가들은 경쟁률이 3대 1에 못 미치는 학과를 '사실상 미달'로 본다.
이렇다 보니 지역 대학들 사이에서는 이번에 실시하는 교육부의 대학평가가 지방대 소멸을 가속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당장 경쟁력 약한 지역 대학이 존폐기로에 섰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여기에 수도권과 같은 평가 지표는 지방대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무엇보다 수도권 대학 쏠림 현상이 여전한 가운데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대의 경우 상대적으로 불리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지역대학이 지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현재 권역별 재정지원 평가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평가에 따라 지역 대학들의 경우 수십억에서 수백억에 달하던 각종 재정 지원 규모가 축소되거나 중단될 수 있어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학 한 관계자는 "충원율과 취업률 등 수도권 대학에 유리한 평가 지표 중심의 재정지원사업은 수도권대와 지방대의 재정격차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이번 평가에서 재정지원 제한 대학은 사실상 정부가 붙인 '퇴출 대상' 딱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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