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대학원격수업 규제 폐지 '수업 질'실효성 거둘까

대학차원 원격수업 질 관리방안 필요
일각 등록금반환 요구 불거질 것

교육부가 오는 3월 신학기부터 대학 원격수업 20% 상한률을 폐지키로 하면서 학생들 사이에서 수업 질 하락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반대학에서도 온라인으로 학사나 석사학위를 딸 수 있어 대학 혁신의 도약이 될 수도 있지만, 대학 간 양극화 등 등록금 반환문제가 더욱 불거질 것이라는 우려가 앞서고 있다.

31일 교육부와 대학가에 따르면 대학의 원격수업 개설, 이수학점 비율 상한 20% 규제를 오는 3월부터 전면 폐지한다.

원격수업을 체계화하고 디지털을 기반으로 한 교육현장의 변화와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원격교육기본법' 제정을 올해 하반기에 추진하고, 2학기부턴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수 있는 석사학위과정 개설도 허용할 방침이다.

온라인으로 석사학위를 딸 수 있고 온라인을 통한 대학 간 공동 학위 개설도 가능하게 된다.

문제는 원격 수업의 질이다.

원격수업 규제가 풀리면서 일각에선 비대면 수업이 크게 늘어 수업의 질적 하락 등 다양한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원격수업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로 대학생들이 등록금 반환 소송을 진행한 만큼 규제를 풀 경우 더욱 심화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더욱이 같은 등록금을 내고 온라인 교육을 더 들어야 한다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원격교육만으로 지금의 대학 대면 교육의 질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의 지난해 11월 설문에서도 원격수업 등 바뀐 상황을 고려하지 못한 2021년 등록금을 다시 책정해야 한다는 학생은 84.3%에 달했다.

지역대 한 학생은 "위원회가 구성되도 제구실을 할지 역시 모르는 것 아니냐"며 "그동안 원격수업 준비가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고 이런 학생들의 부정 평가가 등록금 반환을 요구하게 된 계기인데, 원격수업 제한이 풀리면 수업의 질 하락은 불보듯 뻔하다"고 우려했다.

교육부가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학내 '원격수업관리위원회'를 구성토록 했지만, 학내 기구로 사실상 실효성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 학생이 참여하는 대학평의원회, 등록금심의위원회 등 학내 기구는 요식행위에 그친다는 비판을 수년째 받고 있기 때문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학생을 설득할만한 원격수업 질 관리 방안을 마련하지 못하면, 등록금 산정 내역을 공개하라거나 환불하라는 요구가 다시 터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대학 차원에서도 현장 의견을 반영해 비대면 수업방식이 대학 현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