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전시의원 출마로 체급을 올려보고 싶은 구의원 B 씨는 명절을 앞두고 바쁘다. 국회의원 지역 보좌관뿐만 아니라 좋은 평판을 전달하기 위해 다른 지역구 의원 보좌관까지 관리하고 있어서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서울에서 중책을 맡아 바쁘다 보니 지역 보좌관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어 더 자주 찾고 있다. 당내에서 사적 모임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전달했지만, 신경 쓸 틈이 없을 정도다.
내년 6·1 지방선거까지 1년여를 앞두고, 지역 국회의원 사무소의 문턱이 서서히 닳고 있다.
자주 오는 당원과 민원인들 외에도 최근 들어선 출마를 준비하는 예비주자들의 발길까지 이어지면서다.
통상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선 지역구 국회의원의 입김이 절대적이라 할 수 있다. 국회의원 1명이 구청장 1명과 시의원 3∼6명에다, 구의원들의 목숨줄인 공천권까지 쥐다 보니, 문전성시를 이룰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대부분 지역 국회의원과 잠깐이라도 만나려고 하지만, 여건상 쉽지 않다 보니 지역 보좌관들에 줄을 대는 분위기다. 벌써부터 누가 출마를 준비한다는 등의 소문이 퍼지는 데다,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지역 보좌관의 입김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대전 모 국회의원의 지역 사무국장은 "이미 알만한 분들은 지역 사무실로 자주 찾아오시면서 공공연하게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지만, 의원님이 공정한 경선을 준비하시라 답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역구에선 현역 국회의원과 껄끄러운 사이로 관계가 벌어져 이미 몇몇 광역·기초의원은 공천에 어렵다는 말까지 들리고 있다. 실제 해당 지역구의 시의원 교체를 위해 의원이 측근을 통해 다음 공천자까지 내정했다는 소문이 들리면서 불안한 마음에 지역 사무소 또는 지역 보좌관에게 읍소하는 움직임도 감지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직접적으론 후원금을 통해 어필하는 사례도 전해지고 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국회의원 후원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사람도 있다며 예비주자들이야 답답하겠지만, 국회의원이나 지역보좌관이 아니라 지역민으로부터 인정받고 평가받는 사람이 최우선이 아니겠냐"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gusw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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