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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간 이어진 감염병 탓에 지역사회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마음도 위축된 만큼, 이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제시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대전시의회 코로나19와 청소년연구회는 27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지역 초·중·고 남녀 청소년 81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이후 교육환경 변화에 의한 청소년 삶의 변화' 연구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지난해 12월 배재대 산학협력단(연구책임자 조경덕 교수)에 의뢰해 추진됐다.
용역 결과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코로나 이후의 마음 상태는 '죽을 맛이다' 28.4%, '불안하다' 17.4%, '화가 난다' 16.6%, '우울하다' 10.3% 등 부정적인 응답이 72.6%였다. 반면, '재미있다' 13.1%, '자유롭다' 12.4% 등 긍정적 응답은 25.5%로 부정적이 긍정적 응답을 3배가량 앞섰다. 이중 우울하다는 응답이 10%를 넘었다.
생활 습관도 변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잠자는 시간이 늘거나 줄었다고 답한 학생은 54.2%에 달했고, 식욕이 바뀌었다는 답변도 46.9%였다. 또 절반이 넘는 53.6%는 공부의 양이 변화했다고 답해 청소년들이 생활습관과 학습 습관, 심리상태 등이 크게 흔들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의회청소년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는 정기현 시의원은 "실태 조사를 통해서도 학력 격차가 커지고 우울감이 많아지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에 등교 확대를 중점으로 놓고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청 통계에서도 코로나우울에 따른 학생상담이 꾸준했다.
대전동부Wee센터의 정신과 자문의 사업을 보면,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불안감을 호소하는 학생을 비롯해 모두 33개 학교, 76명의 학생·학부모·교사가 상담을 받았다. 또 에듀힐링센터에선 지난해 '코로나우울 극복, 마음단단 프로젝트 제1~3탄'을 추진했는데, 학생을 대상으로 한 2탄에선 46회의 상담이 이뤄졌다.
코로나 우울의 경우엔 무기력감과 가슴 답답함을 동반한다. 즉 심리적 압박감에 따라 재발성 우울장애나, 주요 우울장애 진단을 받을 수도 있다. 기존 우울증을 겪은 환자들의 경우 마스크를 쓴 모습만 봐도 답답함을 호소할 수 있다는 염려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등교완화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청소년 습관과 사회성, 진로 등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우울감을 극복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어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함께 극복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대전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 김영란 정신건강증진팀장은 "청소년인 만큼 정보를 무분별하게 받을 수밖에 없고, 안 그래도 어려운데 더 통제되는 게 많아지는 게 많아지고 있다"며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아이를 도울 수 있는 심리 방역지침을 내고 있는데, 지침들을 활용해 어른들도 함께 나서서 도와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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