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후보들은 국회 이전을 겨냥한 공약을 잇따라 제시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진영에선 국회의 서울 존치에 무게를 싣는 모양새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26일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이날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개최한 '비대면 시민보고' 형식의 출마선언을 출마 선언에서 박 전 장관은 세종의사당 설치를 겨냥한 여의도 국회 부지 활용방안을 밝혔다.
그는 "국회 이전 땐 의사당을 세계적 콘서트홀로, 의원회관은 청년창업 주거지로, 소통관은 창업허브로 탈바꿈할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서울은 디지털경제 시대 세계를 선도하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의 이같은 구상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국회 완전 이전을 목표로 한 세종의사당 우선 설치 전략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은 지난해 입법부와 행정부 이원화에 따른 국정비효율 해소와 국가균형발전 등을 위해 세종시 소재 11개 상임위 우선 이전을 골자로 한 세종의사당 설치를 공식화 한 바 있다.
앞서 박 전 장관과 본선진출 티켓을 놓고 겨루고 있는 우상호 의원(서대문갑)도 국회 세종 이전을 겨냥한 '아시아의 뉴욕 서울 구상' 공약을 밝힌 바 있다. 우 의원은 당시 "국회가 세종시로 이전하게 될 경우, 빈 자리를 '금융경제'로 채울 것"이라며 "여의도 고도제한을 해제하고 이미 형성된 동여의도 금융인프라를 서여의도로 확대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반면, 후보군이 난립하고 있는 야권 진영에선 국회를 여의도에 그대로 존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오신환 전 국민의힘 의원 얼마 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제왕적 대통령제하에서 대통령과 청와대는 서울에 그대로 두고 국회만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비판했다. 또 "대통령과 청와대의 독주는 더 강화되고 국회의 견제기능은 더욱더 약화 될 것"이라면서 국토균형 발전을 논하기 이전에 민주주의와 삼권분립 원칙을 위태롭게 하는 천박한 발상"이라고 쏘아부쳤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등 야권의 이른바 빅3 후보들은 아직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공약이나 언급은 자제하면서 관망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 보선에서 야권 전략을 감안할 때 오 전 의원 외 다른 주자들도 여당 후보와 대립각을 세우는 공약이 나올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는 지적이다.
한 정치권 인사는 "국민의힘 등 야당은 이번 선거에서 기본적으로 반문(반문재인), 반민주당 전선이며 국민 전체가 아닌 서울 시민만 대상으로 하는 선거인 점을 감안하면 국회 세종 이전을 공격하는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며 "충청권으로선 서울시장을 여야 중 어느 쪽이 이기느냐에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고 촌평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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