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21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여야 반응이 온도차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랜 숙원을 이뤘다며 공식 출범을 일제히 환영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치적 중립성에 의문을 제시하며 성역없는 수사를 촉구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마치 마라톤을 완주한 듯한 감회"라며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께서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19년이 지나서야 출범을 하게 됐다"고 했다.
허영 대변인도 논평에서 "공수처는 더이상 막아설 수 없는 국민의 열망이자, 거스를 수 없는 역사임을 받아들여야 한다"며 "부정부패 비리 척결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 김예령 대변인은 "공수처가 검찰을 견제하고 기소권을 분산한다는 취지로 출범했지만, 후보 추천 과정에서 야당의 비토권마저 제거한 만큼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대한 불씨는 여전하다"며 각을 세웠다.
그러면서 "공수처가 권력 눈치 살피는 정치적 방패막이, 정권 수호처로 전락하지 않도록 국민들과 지켜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초대 처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김 처장의 임기는 이날부터 3년간이다.
공수처는 이날 오후 현판식을 열고 공식 출범했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부여받은 권력형 비리 전담 기구로, 자의적인 수사·기소권 행사로 비판받아온 검찰의 기소 독점 체제를 깼다는 헌정사적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공수처의 수사 대상은 3급 이상의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이다. 고위공직자는 전·현직 대통령, 국회의원, 대법원장 및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및 헌법재판관, 국무총리와 국무총리 비서실 정무직 공무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정무직 공무원, 장·차관, 검찰총장, 판사 및 검사, 경무관 이상 경찰공무원, 장성급 장교 등이다.
대상 범죄는 수뢰, 제삼자뇌물제공, 뇌물공여, 알선수재, 직무유기, 직권남용 등 각종 부정부패다.
한편, 20대 총선에선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다.
결과는 국민들이 여당에 압도적 승리를 몰아줬다. 국회 전체 의석의 5분의 3을 차지하는 180석에 육박하는 슈퍼여당이 탄생했다.
반면, 보수진영인 제1야당 미래통합당은 100여 석을 가까스로 건지는 데 그쳤다.
이처럼 이번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한 원인은 코로나 위기 속 국민 불안이 커지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보다는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해서 경제 위기 극복에 매진해 달라는 민심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한 마디로 정리하면 민주당의 기록적인 압승 통합당의 역대급 참패로 요약되는 데 앞으로 여당이 국회 내에서 개헌을 빼고는 대부분의 법안은 의석 수로 밀어부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당의 총선 압승으로 각종 개혁 법안 추진 때 의석수로만 밀어부칠 경우 오히려 야당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우려가 크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협치가 절실히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이 나오는 대목이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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