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감염병 사태에 K-방역은 의료진의 앞선 대응과 연구에 있었다. 대전 서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핫팩으로 몸을 녹이며 추위를 견디고 있다. (사진=중도일보DB) |
감염여부를 조기에 판단할 수 있는 진단시약 개발이 없었다면, 의료진 감염을 제어할 노하우가 아니었다면 K-방역은 세워질 수 없었을 것이다.
메르스 바이러스를 눈앞에서 경험한 충청권 의료진의 노력이 K-방역에 녹아 있다.
정체불명의 폐렴 환자가 집단으로 발생한다는 중국발 보고 후 채 3주가 안 되어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했다.
신종코로나만 콕 짚어서 양성여부를 판별할 검사법이 없던 당시 6가지 코로나바이러스와 유전자 염기서열을 비교하는 판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법이 유일했다.
그러나 2단계 절차를 거쳐야 하다 보니 확진 여부가 나오는 데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이같은 방식의 진단방식으로는 늘어나는 의심증상자 검사 수요를 감당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시점에 6시간 안에 확진 여부를 가려낼 수 있는 유전자증폭 PCR검사가 도입됐다.
권계철 충남대병원 진단검사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진단검사의학회와 질병관리본부가 국내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부터 코로나19 염기서열을 분석해 진단시약을 개발한 게 주요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 유전자 대량검사를 가능케 하고 기존 24시간 걸리던 검사를 6시간으로 단축한 실시간 유전자 증폭검사를 도입하도록 민관협력을 주도해 신속한 검사를 통한 K-방역에 기틀을 세웠다.
권계철 충남대병원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
국내 처음으로 대전의 종합병원에서 코호트격리가 이뤄지고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신종 감염병 확산 시 확진자 여부를 빠르게 가려내는 진단기술과 격리가 방역에 핵심이라는 것을 학습했다.
개발부터 승인까지 1년 이상 소요되던 의약품에 긴급승인제가 이때 제안돼 코로나19 진단시약에서 처음 긴급승인이 이뤄졌다.
또 메르스가 대전 병원에서 의료진에 감염을 일으키고 전파되면서 감염차단을 위한 환자 이송 세부지침이 마련되고 의료진에 개인보호구 착용 기준도 세워졌으며, 음압병상 기술도 상향됐다.
권계철 충남대병원 교수는 "메르스 바이러스 사태의 아픈 경험을 토대로 빠른 진단검사 중요성을 인식하고 기술발전도 이룰 수 있었다"라며 "이번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훈삼아 다음 감염병 사태에 대비할 부분도 찾아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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