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솟구치고 싶은 욕망이 해체되었다
숲의 지도가 바뀌고
잘려나간 밑동에 눈이 소복이 쌓여있다
연한 바람에 눈은 녹아내리고
잘려진 나이테를 손으로 어루만지면
아직도 피가 도는지 싹 하나가 솟을 것 같다
도시의 지친 마음을 붙들던 푸른 그늘이 아쉽다
피가 멈추어 싸늘해진 밑동에
내 체온과 공유하기 위해 앉는다
차를 마시는데 서로의 온도가 같아질 무렵
종이컵에서 톱날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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