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각본 없이 현장에서 질문자를 채택하는 문 대통령 기자회견의 독특한 진행 방식과 정치 경제 사회 등 다른 분야 이슈에 우선순위가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두 시간 가량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회견은 사상 초유의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열렸다. 현장에 기자 20명만 참석했으며 100명은 화상 연결, 160여 명의 기자들은 실시간 채팅 방식으로 질문을 했다. 문 대통령은 기자들이 든 손팻말의 번호를 부르는 방식으로 질문자를 선정했다. 문 대통령의 시년 회견은 취임 이후 4번째인데 모두 사전 질의 응답에 대한 '각본' 없이 현장에서 질문과 질문자를 선택하는 방식을 고수해 오고 있다.
문 대통령 지명을 받은 기자들은 대부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 집값 등 부동산 문제,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책, 남북 및 한미 한일관계 등 분야에 질문을 쏟아냈다. 회견이 진행되는 123분간 모두 28개 답변이 나왔다.
문 대통령 지명을 받아 질의 기회를 얻은 기자들 중에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질의를 한 사례는 없었다. 중도일보가 채팅창 질문 방식으로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관련한 문 대통령 의중을 묻는 질문을 했지만, 이 마저 우선순위에서 밀려 채택 받지 못했다.
결국,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 충청권 현안이자 문재인 정부 큰 국정 기조 가운데 하나인 국가균형발전과 관련한 문 대통령의 생각을 국민이 직접 들을 기회는 다음을 기약하게 됐다.
더불어민주당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온·오프라인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전례 없는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과 소통하려는 대통령의 노력이 돋보였다"고 평가했다.
최인호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정 현안 전반에 대해 솔직하고 소상하게 설명하고 책임감 있고 신뢰할 수 있는 대책도 다양하게 제시했다"면서 "국민이 희망과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고 후한 점수를 줬다. 이어 "국민에게 K방역에 대한 희망을 보여준 기자회견으로 전 국민 백신 무료접종과 연내 집단 면역 형성을 위한 구체적 근거를 제시했다"고 환영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회견을 혹평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통합도 소통도 없는 대통령 신년기자회견이었다"면서 전직 대통령 사면과 관련한 질의 응답에 대해 "사명의 권한과 책임을 국민이나 야당 구속 중인 전직 대통령들에게 미룰 일이 아니며 대통령의 결단 사안"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적 수사로서 소통이 아닌 이제부터라도 국민통합 야당과의 소통에 나서시라. 야당과 머리를 맞대고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고 보탰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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