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표면이 얼어서 생기는 '시미와따리' 현상 |
새해가 밝았다. 올해 겨울철에는 오랜만에 눈이 많이 오는 것 같다.
특히, 태안읍의 주산인 백화산에 눈이 쌓인 모습을 보면 나의 고향인 일본 니가타현 죠에츠시가 생각난다.
일본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눈이 많이 오는 지역이다. 내가 어렸을 때는 아침에 일어나면 1m~2m정도는 눈이 쌓여있는 것이 보통이었다.
한국에서 그렇게 말하면 “2층에서 드나들었어?”라고 묻는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그런 일은 없었다. 동네 어른들이 내가 일어나기도 전에 눈을 치우고 길을 만들어주었으니까.
높게 쌓인 눈 위를 걸어 다녔던 기억도 있다. 눈 속에 깊게 빠지지 않고도 걸어 다닐 수 있었다.
이는 눈이 많이 오고 추운 곳에서는 일어나는 ‘시미와따리’현상으로 가능하다.
쌓인 눈의 표면이 낮에 햇볕을 받고 녹고 나서 밤에 기온이 떨어져 급격하게 얼어서 생기는 자연현상이다.
그래서 아침에만 눈 위를 걸을 수 있다. 나는 등교할 때 일부러 눈이 치워진 길에 가지 않고 눈 위를 걸어 다녔다. 눈을 밟는 소리와 느낌이 너무 좋았다.
요즘은 온난화 때문에 눈도 많이 안 오고 아이들도 컴퓨터나 스마트폰으로 실내에서 놀 때가 많다.
필자는 겨울철에 눈이 오면 어렸때 눈길을 걸었던 ‘시미와따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을까 하는 추억에 빠져들게 한다.하시모토 시노부 명예기자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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