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중순 의장 |
생각해 보면 긴긴 겨울밤 동안 동네 사람들은 이웃집에 들러 음식을 나누어 먹으면서 이런저런 일들을 이야기하며 함께 기뻐하기도 하고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했다. 또한 먹거리가 부족해지는 겨울이 다가오면 마을 사람들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다함께 모여 김장을 돕고 농사지은 것들을 십시일반 모아 전하기도 했다. 모두가 힘든 시절이었지만 함께였기에 견디며 이겨낼 수 있었다.
「내가 외로울 때 누가 나에게 손을 내민 것처럼
나 또한 나의 손을 내밀어 누군가의 손을 잡고 싶다
그 작은 일에서부터 우리의 가슴이 데워진다는 것을
새삼 느껴보고 싶다
그대여 이제 그만 마음 아파하렴」
이정하 시인의 시 '조용히 손을 내밀었을 때'의 전문을 읽어본다. 지난해 1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국과 세계 곳곳으로 확산되면서 우리는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곳곳에서 시의 화자처럼 조용히 손을 내밀어 준 분들이 많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 자발적으로 임대료를 인하해 주신 착한 임대인분들, 노점상을 하며 힘들게 모으신 돈을 선뜻 전달해 주신 80대 노부부,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남몰래 쌀 1000kg을 기부하신 얼굴 없는 천사까지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손길들이 시민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며 때로는 가슴을 뭉클하게 해 주고 있다. 훈훈한 나눔의 온정이 이어지며, 함께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큰 힘을 발휘하고 있다.
시민 여러분의 따뜻한 마음들을 이어받아 올 한해 대전시의회와 대전시는 함께 시민들의 고단한 마음을 더욱더 세심하게 살펴드리고 따뜻하게 다독여드려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2021년 1월도 어느새 보름을 넘어섰다. 연초 대전 발전을 위해 계획했던 많은 과제들이 산적해 있지만, 아직도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어둠의 긴 터널 속을 지나고 있기에 그 무엇보다도 우선시해야 할 것은 대전시민이다.
인도의 ‘자와할랄 네루’ 전 총리는 '정치는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것'이라고 말했고, 사마천은 '제일 좋은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따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명언들처럼 대전시의회와 대전시는 시민의 행복하고 안전한 삶을 위한 영원한 동반자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마음을 같이하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동심공제(同心共濟)'의 정신으로 터널 끝 밝은 빛이 보일 때까지 서로의 눈이 되고 귀가 되어 주며 쉼 없이 나아가야 할 것이다.
며칠 뒤면 2021년 대전시의회의 첫 임시회가 시작된다. '우보천리(牛步千里)' 소의 걸음으로 천 리를 가는 길에 지름길은 없다. 대전시의회와 대전시는 시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한마음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우직하게 걸어갈 것이다. 2021년의 마지막에는 시민들의 행복한 웃음이 있는 대전을 기대하면서 말이다./권중순 대전시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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