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서구 흑석동에 위치한 옛 사진포터널 모습. |
포장된 도로를 한창 가다가 비포장 도로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목적 장소에 도착했다는 안내가 나왔다. 그러나 옛 사진포터널은 보이지 않았다. 길을 제대로 찾지 못한 것이다. 터널의 세부 주소가 없는 데다, 흑석동 789라는 지번 자체가 방대하게 넓었다.
터널의 관리 주체인 국가철도공단 담당자와 길게 통화를 한 후 드디어 찾을 수 있었다. 1시간 30분 만이었다. 도착하는 데 걸린 시간은 30분이었지만, 터널을 찾기 위해 1시간 정도를 더 헤맨 셈이다. 폐터널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선 가장 먼저 접근성을 개선할 필요가 있음을 절실히 깨달았다.
옛 사진포터널 옆에는 현 사진포터널이 위치해 있으며, 호남선 철도들이 오가고 있다. |
옛 사진포터널(왼쪽)과 현 사진포터널(오른쪽) 모습. 옛 사진포터널과 함께 있던 철로는 이미 제거돼 비포장 도로로 있으며, 현 터널과 비교했을 때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
많은 역사의 흔적을 담고 있지만, 폐쇄된 이후 방치됐다. 그러던 중 지난해 문화재청에서 발굴유물을 체계적으로 보존·관리하고 국민에게 문화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폐터널을 활용하는 안을 고안해 냈다. 처음 시도하는 사업으로, 발굴유물의 역사·지역성과 더불어 터널의 접근성, 활용성 등을 고려해 전국에서 2곳(대전 옛 사진포터널, 전북 전주 신리터널)을 우선 선정했다.
올해 상반기 실시 설계 후 9월쯤 착공해 2022년 4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발굴유물을 이관하고 일부 유물을 활용해 전시 등을 준비해 2022년 11월에는 시민에게 선보일 계획이다. 대전에 남아 있는 호남선의 유일한 폐터널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해 국민에게 돌려준다는 점에서 문화재청과 철도공단 모두 뜻깊은 사업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역사자산인 발굴유물을 체계적으로 보관할 수 있고, 터널이 역사 교육·체험장으로 재탄생하면서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국민에게 제공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관계자도 "대전에 있지만, 시민조차도 이런 폐터널이 있는지 잘 알지 못할 것"이라며 "큰 활용방안을 찾지 못하고 있던 터널을 문화공간으로 조성하는 사업을 추진해 굉장히 뜻깊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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