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자료가 구민을 위한 구정보다는 구청장의 일거수일투족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할 정도다.
대전시 5개 자치구청이 올해 1월 1일부터 12일까지 배포한 보도자료를 확인한 결과, 동구청이 제공한 보도자료 10건 중 6건이 황인호 동구청장의 활동을 담았다. 서구는 17건 중 장종태 서구청장 활동 10건, 유성구는 12건 중 정용래 유성구청장 활동 4건, 대덕구는 14건 중 9건이 박정현 대덕구청장의 활동을 담은 보도자료를 제공했다.
반면, 3선 연임 제한으로 구청장 출마를 할 수 없는 박용갑 중구청장과 관련한 보도자료는 10건 중 2건에 불과했다.
동구청이 제공한 보도자료를 보면 국립대전현충원 참배와 사자성어 부착, 명예구청장 위촉, 취약계층 방문, 방역활동, 제설작업 등에 대부분 황인호 동구청장의 움직임을 확대했다. SNS에서도 황인호 동구청장의 치적 홍보가 압도적이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18건의 활동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단 한 차례, 그것도 코로나 현황만 올린 박용갑 중구청장과 대조적이다.
황인호 동구청장은 이미 여러 차례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11월에는 으능정이 스카이로드 크리스마스 점등식 행사에 참석한 뒤 주민들과 회식을 했다가 들통이 났다. 앞서 장애인 대상 특수교육 시설 개원식에서는 자신도 '결혼을 못 해 특급장애인이었다'며 장애인을 비하하는 듯한 표현을 담은 축사를 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구민을 위한 행정을 홍보하는 데 이용하는 보도자료와 SNS 등이 구청장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높이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시선이 곱지 않다.
동구민 박모(40) 씨는 "가끔 자치구 페이스북은 거의 구청장 얼굴로 도배해놨다”며 “선거가 다가오니 이해는 하지만, 구청장이 아니라 구민의 삶을 위한 업무를 많이 다뤘으면 한다”고 말했다.
동구청은 구청장의 적극 행정의 일환으로 봐줬으면 한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다른 구에 비해 구청장 사진이 자주 노출되는 건 맞지만, 그만큼 현장을 많이 다니고 있다는 것"이라며 "실제로 들여다보면 현안사업에 대한 구청장의 의중을 듣기 위해 다뤄지는 보도자료도 많다”고 말했다.
신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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