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지지율이 밀리는 것으로 나온 민주당에선 발등의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까지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1위를 달리는 국민의힘에선 고무된 분위기 속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보다는 당 내부에서 서울시장 후보를 내야 한다는 자강론이 커지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 4∼8일 전국 18세 이상 2513명 대상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도는 29.3%로, 국민의힘(33.5%)에 4.2%p차로 뒤지고 있다. 열린민주당과 국민의당의 지지율은 각각 5.4%, 8.0%로, 범여권과 범야권으로 묶을 경우에도 열세인 상황이다.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서울과 부산의 지지율 역시 국민의힘이 우세로 나타났다. 서울에선 32.7%로 민주당 29.0%을 제쳤고, 부산·울산·경남에서도 38.8%를 얻어 21.3%에 그친 민주당에 앞섰다.
민주당은 비상등이 켜졌다. 더욱이 정치권 안팎에서 야권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 후보를 내세우면 민주당은 열세를 보이는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여권이 단일화로 '맞불'을 놔야 한다는 의견이 고개를 들고 있다.
주자들도 긍정적이다. 우상호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작년부터 통합을 계속 주장해왔는데 지도부가 이 문제에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만일 통합이 안 될 경우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껏 고무된 분위기다. 당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면서 내부에서 야권 단일화보다는 '서울시장 후보 양성론'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자강론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의 단일화가 불발되더라도 제1야당의 '기호 2번' 후보가 승리할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최근 당내 기류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언론과 만나 "(국민의당과의) 정당 통합이라는 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나는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의 이같은 내부 분위기 이면에는 자강 노력을 소홀히 했다가 막판 단일화에 실패할 경우 재·보선은 물론 대선까지 패배하며 자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내년 차기대선과 지방선거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4.7 재보선은 여야 모두 물러설 수 없는 격전을 치를 전망이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으로선 K-방역 성과와 재난 지원금 등 코로나 극복 노력을 국민들에게 적극 알려 승리해 정권 재창출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제1야당 국민의힘으로선 부동산 인국공 사태 등 문재인 정부의 불공정 이슈를 앞세워 정권 심판론 확산으로 압승을 거둬 정권 교체를 위한 모멘텀을 쓴다는 전략이다.
4.7재보선에서 여야 가운데 과연 누가 승리를 가져갈지 예단해 볼 수 있는 대목이 바로 사전투표인 것으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투표 독려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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