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비전과 안목으로 계획을 구상하되, 대전시의 이미지를 관통하는 아이디어와 기술력이 동반돼야 함을 강조한다. 또 대전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IC와 시 경계 안내사인도 밋밋한 슬로건만으로는 승부수를 볼 수 없다고 덧붙여 이를 타개할 묘수가 필요하다.
대전시는 지난해 대표 슬로건을 16년 만에 교체했다. 무한한 가능성과 상상의 의미를 담았고, 충청 사투리와 유사한 발음인 'Daejeon is U'를 공식 선포했다. 익숙하지 않지만, 반응은 나쁘지 않다. 부드럽게 읽히고 여유로운 대전의 이미지를 담았다는 점에서 내부 평가는 긍정적이다.
다만 슬로건 선포 이후 체감할 수 있는 도시브랜딩은 여전히 미약한 수준이다. 대전시청이나 지하 교차로 등 현수막을 붙이는 단순 홍보에 그쳤기 때문이다. 물론 시는 올해 약 11억 원을 편성해 슬로건을 바탕으로 새로운 대전 이미지 홍보에 속도를 낼 전망이지만 어느 시점에서 공개될지는 미지수다.
대전 방문의 해가 코로나19로 좌초되면서 관광 분야를 통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할 수 없게 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대전시 브랜드 담당자는 "일차적으로 슬로건을 변경했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신규 조형물 조성과 홍보 영상, 굿즈, 이모티콘, 시 경계 안내 사인을 통해 적극 알릴 계획이다. 다만 예산을 많이 쓸 수 없고 천천히 가야 하는 브랜딩 특성이 있음을 알아달라"고 설명했다.
신규 조형물은 총 2개를 제작하는데, 향후 마케팅위원회를 통해 모양과 위치가 최종 결정된다.
대전의 첫 관문이라 할 수 있는 대전 IC 경관 교체는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최종 용역 결과를 통해 1월부터 착수할 계획이었지만, 용역 결과 늦어져 올 3월께 용역 결과가 나온다. IC 경관 교체는 허태정 시장의 '허브랜드'로 남을 대표 사업이다. IC 진입 시 대전에 대한 이미지와 정체성을 보여주라는 허 시장의 지시에 따라 착수됐다.
윤설민 대전세종연구원 연구위원은 "슬로건과 예능을 통해 다시 주목받고 있는 꿈돌이를 활용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당장은 금전적인 효과는 미미하겠지만, 캐릭터 사업과 기념품 수익 등 장기적으로 상징성을 만들어 간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IC의 경우는 유입량을 분석해 슬로건과 꿈돌이, 고암 이응노 작품을 활용해 랩핑을 하거나 평창올림픽 당시 강릉 IC처럼 미디어 파사드를 입히는 기술 디자인적 고민이 필요하다. 도시 브랜딩은 장기적인 비전으로 접근하고 부수적인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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