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탄진중학교 윤현식 교사 |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일 때에 반짝 주목을 받던 마스크는 휴대전화와 함께 필수품이 되었고, 마주 앉은 상대방 얼굴의 반이 마스크로 가려져도 낯설지 않다. 하루아침에 일상은 빠르고 전혀 다르게 바뀌었다.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던 '확진, 동선, 단계, 000번' 등의 단어는 '여행을 떠나다, 친구를 만나다, 학교에 가다.' 등의 문장보다 익숙하고, 전달력이 더 커졌다.
학교도 코로나19 상황에 대처하며 많은 변화를 겪었다. 원격 수업 체계를 갖추고 학생과 교사가 온라인·오프라인으로 만나고 있다. 등교 인원 조정으로 교사들은 학급 전체의 학생을 만나기 어렵고, 학생들의 담소로 가득 채웠던 교실과 복도는 거리두기가 채웠다.
개학 연기, 4월 개학, 온라인 수업, 분산 등교, 건강상태 자가진단. 올해 초에 엄습(掩襲)한 코로나19는 교육 현장에도 '유례없는, 사상 초유의, 처음으로'를 떠안겼다. 한 번도 겪어 보지 않았던 상황을 교육 현장은 묵묵히 잘 이겨내고 있다. 누구도 겪어 본 적 없는 상황 속에서 서로가 힘을 모으고, 생각을 합치고 마음을 더하며 극복해 나가고 있다.
아침 일찍 나와 학생들이 등교하기 전에 창문을 여는 교사, 증상을 확인하기 위해 가장 먼저 출근해 체온 측정기를 설치하는 교사, 쉬는 시간마다 교실과 복도에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지도하는 교사, 점심시간에 학생들을 한 줄로 급식실로 인솔하는 교사, 교문 밖까지 안전하게 하교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교사. 이러한 모습이 누군가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흔히 볼 수 있고 쉬운 일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결코 흔하거나 쉬운 일이 아니다. 교사들이 오로지 학생들의 안전을 생각하며 묵묵히 자신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 학교는 안전을 더해가고 있다. 또, 학생의 협조와 학부모의 지지는 코로나19에 맞서는 힘을 더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 종식을 위해서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이 많이 남은 듯하다. 지속되는 코로나19로 1년 동안 바뀐 일상으로 우울, 불안, 답답함 등도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성실히 실천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소 흐트러진 방역과 상실된 거리두기로 위태로움을 곁에 두는 사람도 있다.
코로나 극복과 확산의 중대한 갈림길에서 좋아하는 시 하나를 떠올려본다.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러히 함부로 가지 말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코로나19의 눈보라에서 묵묵히 떼는 올곧고 올바른 한 걸음 한 걸음이 우리가 함께 가는 코로나19 극복의 이정표라는 것을. 신탄진중학교 윤현식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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