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여전히 악전고투하고 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악화로 기업 채용이 감소세를 보인 데다, 공채 보단 수시 채용 등으로 취업 문턱이 더 높아지고 있어서다.
5일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알바콜이 기업 705개사를 대상으로 '2021년 대졸 신입 채용방식'을 조사한 결과, 올해 상반기 대기업의 신입 공채 계획 비율은 42.1%에 불과했다. 대기업의 신입 공채계획 비율은 ▲2018년 하반기 67.6% ▲2019년 하반기 56.4% ▲2020년 하반기 54.5%로 꾸준한 감소세를 나타냈다.
대기업뿐 아니라 전체 기업에서 수시 채용 등도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에 응답한 기업이 밝힌 올해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방식은 '수시채용'이 49.9%로 절반에 달했다. '공개채용'은 30.1%, '인턴 후 직원 전환'이 20%로 뒤를 이었다. 지난 2019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대졸 수시 모집비율은 30.7%에 불과했는데, 올해엔 49.9%로 2년 사이 20%p 가까이 급증했다.
수시 채용이 느는 반면, 대졸 신입 공채 모집 비율은 매년 10%p 가까이 줄었다. 2019년 하반기 조사 당시 49.6%였던 공채 비율은 지난해 하반기 39.6%로 감소했고, 올해 상반기 역시 비슷한 하락 폭(9.5%p)을 보였다.
지난해 취업 전선에 뛰어든 김모(26) 씨는 "코로나 여파로 기업이 경력직을 우대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수시 채용이 됐다. 서류를 낼 기회조차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가 장기화 되면 취업이 더 어려울 것 같아 답답하다"고 호소했다.
감염병이 불러온 고용 한파에 취준생들은 취업에 대한 어려움을 내비친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과 졸업생 4158명을 대상으로 '취업인식도 조사'를 진행한 결과, 대학생 10명 중 약 8명(75.5%)이 올해 채용 환경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인 56.8%는 하반기 취업 환경이 상반기보다 더 악화 됐다고 답했다.
대전에서 3년째 취업을 준비 중인 한모(29) 씨는 "지난해 코로나19로 1년 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 불안이 앞선다"며 "나이는 계속 차고, 취업해서 회사를 다니는 친구들을 보면서 자괴감도 들어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취준생 김모(28) 씨는 "취업이 정말 쉽지 않은 데다, 스펙만 쌓아도 취업할 수 있는 환경이 줄어서 조바심만 나는 상황"이라며 "취업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취준생들은 올해도 코로나19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취업난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30대에 들어선 한 취업준비생은 "취업 준비만으로 20대를 속절없이 보냈고, 서른에 접어들었는데 불안정한 미래를 계속 견뎌내야만 하기에 무섭다"며 "미래를 꿈꿀 수 있도록 취업난 해소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훈희 기자 chh7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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