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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7월 대전지법에서 해당 건물에 대한 경매가 시작되면서 A씨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선순위보증금을 확인한 결과, B씨의 말과는 달리 2억 1000만원이 아닌 7억 4500만원이었기 때문이다.
A씨는 급히 임대인 대리인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은 닿지 않았다. 결국 A씨는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뒤 계약을 한 공인중개사무소에 연락해 피해 구제 방안을 물었다. 하지만 해당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우리도 알지 못했다. 해당 임대인에게 따져야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A씨는 "부동산공제증서 등 보호 방안을 듣고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판단에 계약 했는데, 본인 책임이라는 말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돈을 돌려받지 못할까 너무나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전국적으로 전세 사기 피해 사례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지만, 세입자 피해를 막기 위한 확실한 보호 장치가 부족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부동산공제증서' 등 피해 발생 시 피해 금액을 돌려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 피해금을 전부 돌려받기도 어려울 뿐더러 그 입증 방법 또한 까다로워 현존하는 피해자 보호 방안들은 사실상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에선 사전에 피해를 예방할 수 있도록 선순위보증금을 공인중개사도 확인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반환보증 자료를 살펴보면, 지난해(1월~10월) 한 해 동안 세입자가 임대인에게 전셋돈을 돌려받지 못해 발생한 보증사고는 총 2032건이다. 지난 2015년 1건에 불과하던 보증사고가 대폭 상승한 것이다.
이에 최근 다세대주택이 많은 주택가에서 속출하고 있는 전세 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임대사업자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형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국회에 발의할 정도로 전세사고는 심각해지고 있다.
하지만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제도의 실효성은 떨어진다. 사고 발생 시 구제 방안인 부동산공제증서를 통한 피해 구제도 어렵고 HUG공제보험 가입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공제증서로 1억원 보상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계약 건당 1억을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다. 거래 건수·계약자 수와 관계없이 한 해 1억원을 보상해 주는 제도기 때문에 온전한 보상이 어렵다.
또한 중개사무소에 대한 과실을 입증하는 책임이 세입자에게 있기 때문에 그 입증 방법도 어렵다. 결국, 세입자의 피해를 구제할 수 있다는 공제증서 제도가 사실상 무용지물인 셈이다.
지역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선순위보증금 사기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임대인이 선순위보증금에 대해 설명하는 것을 믿는 것 외에는 확인이 어려운 실정"이라며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공인중개사가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권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larcz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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