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국무총리 공관 모습 |
4.7 보궐선거 이후 대권 잠룡으로 거론되는 정세균 총리의 교체가 단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의도 안팎에서 회자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 투톱 체제인 현 여권 대권 후보군을 대체할 수 있는 제3의 후보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6선 의원에다 국회의장을 거친 스펙이 이를 방증한다.
정 총리가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적이 없지만 여의도에선 그의 정치적 마지막 여정이 대권 도전이 될 것이란 전망에 이견을 다는 이는 많지 않다. 정 총리는 지난 201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깃발을 들었던 경험도 갖고 있다.
차기 총리로 충청 인사가 거론되는 이유는 여권의 다목적 포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먼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고위직 인사에서의 충청 홀대론을 불식시킬 수 있는 묘수라는 평가다. 지금도 내각 장관 가운데 충청 인사는 대전이 고향인 성윤모 산자부 장관이 유일하며 충북 영동 출신 민주당 박범계 의원(대전서을)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 영호남, 수도권 등 인사로 채워져 있다. 국책사업 등을 둘러싸고 지역 이기주의가 고개를 드는 정권 후반기 지역주의 색채가 옅은 충청 인사가 국정을 안정적으로 이끌 적임자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차기 대권 전략과도 무관하지 않다. 실제 과거 대선에서 여권이 호남과 충청을 기반으로 정권을 창출한 예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1997년 대선 때 DJP 연합(김대중 김종필 단일화)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수도 공약 등으로 영남에 기반을 둔 보수야당 후보를 잡았다. 차기 총리로 충청 인사를 내세울 경우 중원 민심을 여권으로 기울게 하는 모멘텀이 될 것이라는 주장이 민주당 일각에서 감지되고 있다.
여의도 안팎에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충청 출신 총리 후보로 스펙을 갖췄다는 평가다. 김 전 부총리는 충북 음성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초대 기재부 장관과 경제부총리를 맡아 혁신성장 기틀을 다졌다. 상고와 야간대학을 졸업한 디 행시에 합격한 드라마틱 한 스토리를 갖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4.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차출론이 나오는 것은 변수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충남 천안이 고향이다. 4선 의원에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당 사무총장과 최고위원을 두루 섭렵했을 정도로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충남지사로 역할을 바꾼 뒤에 '복지수도=충남'를 표방하며 도정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양 지사가 차기 대권 도전 의지가 있고 그를 차기 총리로 발탁할 경우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는 있다.
지역 여권 관계자는 "코로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는 2~3월 이후 방역에 성과가 나고 4.7 보궐선거가 끝나 총리 교체 카드가 대두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전현직 총리 2명이 모두 호남출신이어서 이번에는 충청인사가 총리로 발탁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고 귀띔했다.
서울=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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