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노래] 송대관의 '해뜰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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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노래] 송대관의 '해뜰날'

  • 승인 2021-01-01 06:09
  • 우난순 기자우난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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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제공
송대관의 '해뜰날'은 1975년에 나왔다. 그러니까 그 때는 내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인데 이 노래를 무지하게 불렀다. 멜로디가 경쾌하고 가사도 재밌어 누구나 따라 부르는 노래였다. 개인적으로 재밌는 일화가 있다.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를 내 귀엔 '두부장수 왔단다. 내가 왔단다'로 들렸다. 나는 '두부장수 왔단다. 내가 왔단다'로 신나게 불러 제꼈다. 어쨌든 말 되지 않나? 바로 위의 언니가 "야, 두부장수가 아니고 꿈을 안고야"라며 웃었다. 나는 끝까지 '두부장수'라고 우겼다. 어릴 땐 단어를 엉뚱하게 듣는 경우가 많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동네 친구 중 남자애는 티비에서 어떤 콘서트를 홍보하는 광고가 나왔는데 '엄청난 독수리'라고 읽어서 같이 티비 보던 친구들이 다 웃은 적이 있다. 다름 아닌 '엄정행 독창회'였던 것이다. 본래 의미와 엄청나게 다르게 않은가. 발음이 비슷해서 생긴 에피소드다. 엄청난 독수리, 두부장수. 얼마나 창의적이냐 이 말씀이다. 송대관이 더 친근했던 건 바로 옆집 오빠를 닮아서다.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많이 닮았다.

'꿈을 안고 왔단다 내가 왔단다 슬픔도 괴로움도 모두모두 비켜라 안되는 일 없단다 노력하면은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이처럼 이 노래는 한없이 긍정적이고 희망차다. 당시 박정희는 개발논리로 밀어붙인 정권이다. 열심히 노력하면 잘 살 수 있다는 희망.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은 배를 곯는데 한이 맺혀 있었다. 무조건 잘 살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던 시대였다. 노력하면 쨍 하고 해뜰날이 온다고 하지 않는가. 쌀집 가게로 시작해 대재벌을 일군 정주영 신화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언설이 통하지 않는다. 대관이 아재, 지금은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세상이랍니다. 금수저, 흙수저는 타고나는 세상입니다. 하여간 그 시대는 이 노래가 통했다. 온 국민에게 희망을 불어넣어 준, 지지리 가난한 촌뜨기 출신 송대관. '해뜰날' 작사는 송대관이다. 자신의 심정을 얘기한 거였다. 아무튼 내년 신축년은 제발 쨍 하고 해가 떴으면 좋겠다. 쨍하고 해뜰날 돌아온단다!
우난순 기자 rain4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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