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대전민예총 전 이사장이자 문학평론가는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특별판으로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을 발간했다.
이 책은 대전산내민간인학살사건을 문학 중심으로 담아낸 '앤솔로지(작품집)'다. 기사와 시, 소설, 연극, 인터뷰, 다큐멘터리, 평론 등 다양한 문학 장르로 접근해 입체적으로 골령골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김영호 전 이사장은 "올해는 한국전쟁과 희생자 피해 70주년이다. 골령골은 현대사이자 대전시가 간직한 아픈 역사다. 골령골을 잊지 않고 아픔을 예술로 승화하기 위한 작업"이라며 "김성동 작가는 산내 학살 유족이면서 문학으로 처음 골령골을 발언했다. 김 작가의 가족사를 중심으로 접근하면서 유족들의 이야기를 대변하고자 했다"고 발간 목적을 전했다.
골령골을 다루는 예술적 장르로 문학을 선택한 이유는 대중들을 위해서다. 전쟁과 학살에 대한 개념이 공포와 거리감을 주는 만큼 예술적으로 접근할 때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향후 교육적 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기본서로 충실하기 위해서다.
김영호 전 이사장은 "골령골은 피해자 규모나 발포명령자 등이 규명되지 못했다. 희생자 유가족은 험난한 삶을 살아왔다. 약 8000명에서 1만 명의 희생자들의 명예도 회복되지 않았다. 보도연맹과 여순항쟁, 제주 4.3사건까지 단일 집단 학살지로는 산내의 규모가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유해발굴이 이뤄졌고, 향후 터를 닦아서 골령골은 평화공원으로 조성된다. 국책사업으로 이뤄지겠지만 그렇다고 대전시가 나몰라라 해서는 안 된다. 교육과 행정적 측면에서 골령골을 평화교육의 상징으로 삼고, 대전과 골령골의 지리적 위치와 의미를 고려해서 평화축제로 거듭나는 기획을 실행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이는 아픈 역사가 보석이 되는 과정"이라고 제안했다.
골령골을 재조명하는 작업을 책 발간에서 그치지 않고 오디오북과 유튜브 다큐멘터리도 공개됐다. 대전민예총이 올해 추진한 예술 협업형 사업의 일환으로 각 장르의 예술가들이 참여해 의미를 더했다.
김영호 전 이사장은 "문학은 역사를 리드하는 장르로 가장 효과적이다. 골령골을 기반으로 평화축제와 평화박물관, 평화도서관으로 이어지는 문학의 힘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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