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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원 교수 |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다양한 호흡기 증상과 함께 기저질환이 있는 면역력이 낮은 사람에겐 중증 폐렴을 일으킨다. 치사율은 사스보다는 낮지만, 변이율이 높다고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숙주 생물에 병을 일으키지 않으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진화과정에서 숙주 세포가 죽으면 자신도 생존할 수 없기에 공존하는 생활사를 가지기도 한다. 그러나 새로운 변이가 생기거나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와 이종결합으로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는 경우도 발생한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진화하고 있다. 돌연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초기보다 감염력이 10배나 강해졌다. 이는 바이러스가 정교하게 RNA를 복제하고 생산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인류는 스트레스와 같은 사회적 경험을 겪으며 인간의 역사를 바꾸었고, 대단한 적응력과 생존력을 가지고 진화했다. 인류를 위협하는 전염병의 발생과 같은 스트레스와 열등감은 세계사를 바꾸었고, 새로운 발견을 하며 생존하게 했다. 콜레라의 원인을 알고 난 후엔 식수관리를 하는 시스템이 생겼고, 병원성 균에 의한 감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항생제와 백신이 개발됐다. 치타가 짧은 시간에 속도를 증가시키는 방법을 응용해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뇌 주변의 조직에는 면역세포인 T 세포가 풍부하게 존재해 지속적으로 면역 분자인 인터루킨-17을 만들어 낸다. 이 단백질은 면역세포를 활성화하게 해 감염에 대한 방어 작용을 조절한다. 뇌세포에는 이 단백질을 인지하는 수용체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외부의 위험과 같은 사회적 행동과 기억에 이용되며, 불안감을 느끼게 하는 작용을 한다. 뇌조직에 뇌세포와 면역세포가 같이 모여 있다는 것은 사람의 정신과 행동에 미칠 수 있으며, 인터루킨-17이 부족한 경우에는 사람의 우울증과 자폐증에도 관련돼 있다고 한다.
사회적 경험과 위험에 대처하는 사람의 정신적인 자세는 우리 뇌에 있는 전두엽에서 스트레스를 받을 상황인지 아닌지를 평가할 수 있어야 하겠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여러 가지 경우를 생각해보면, 직장, 시험, 이사와 같은 새로운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대장 수면내시경을 한 후 발견된 용종의 조직검사 결과를 기다리는 환자나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 검사를 기다리는 마음과 같은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고3 학생이 수능 성적을 받았을 때 자존심이 상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우를 스트레스로 생각하거나 좋은 경험으로 생각할 수 있는 정신 상태는 스트레스의 원인을 대하는 사람의 반응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종의 기원에서 다윈은 '자연선택은 다만 생명체의 이익을 위해 작용하므로, 모든 신체적이고 정신적인 자질은 완벽함을 향해 나아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속도보다 항상 느리고 생명체는 완벽하지 못하다. 그렇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바이러스가 가지고 있는 생존 능력보다 느린 인류의 진화속도는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극복돼왔다.
2020년 한해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시작해서 아직도 진행형이다. 이제야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불안 속에서 미국에서는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더 안전하고 효과가 좋은 백신은 계속 개발이 되겠지만, 백신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의 정신 상태다. 면역력을 유지하는 건강한 몸과 정신으로 기다리고 극복할 수 있다.
/이준원 배재대 바이오·의생명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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